“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시인 백석(1912~1995)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의 한 구절이다. 백석은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다. 그뿐인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 많은 이가 애송하는 시를 남겼다.
백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0명의 화가가 뭉쳤다. 김덕기 서용선 이인 최석운 황주리 등은 문학그림전인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전(통인갤러리 6~18일)에 백석의 시를 새롭게 재해석한 그림 30점을 선보인다.
한국화가 김선두는 백석의 시 ‘팔원(평북 영변의 지역명)’ 속 소녀를 그렸다. 진초록 저고리 차림에 손잔등이 밭고랑처럼 튼 소녀는 “이렇게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 얼어 찬물에 걸레를 쳤을 것이다”란 백석의 시구처럼 애잔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궂은일을 도맡았던 이 땅의 소녀를 오늘 우리는 시로, 그림으로 다시 만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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