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차림의 한 소년이 열쇠구멍으로 문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누가 다가와도 모를 정도로 소년은 훔쳐보기에 열중이다. 살포시 모아잡은 두 손에서 소년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네덜란드 사진가 어윈 올라프(53)의 작품 ‘열쇠구멍’이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문 건너편에 호기심을 갖고, 이를 훔쳐보고자 하는 인간 심리를 형상화했다.
제한된 빛을 사용해 더욱 극적인 효과를 주는 올라프의 사진은 바로크 회화처럼 매끈하고 고풍스럽다. 작가는 패션ㆍ광고계에서 이름을 떨치다가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키는 예술사진을 찍고 있다. ‘열쇠구멍’ 연작과 함께 설치, 영상을 서울 팔판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작품전(21일까지)에 부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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