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잎 떨어진 커다란 고목 사이로 작은 초가집이 보인다. 대숲으로 울타리를 친 외딴 집은 오른 편의 커다란 기암괴석과 대조를 보이며 조촐함을 더한다.
낙향한 선비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릴 듯한 이 그림은 청나라 중기의 문인화가 장경(張庚:1685∼1760)의 ‘소림모옥(疏林茅屋)’이란 작품이다.
고목 사이로 쓸쓸히 자리잡은 초가집이며, 단아하고 기품있는 정취가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걸작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를 연상케 한다.
추사는 ‘소림모옥’이 수록된 장경의 화첩 ‘장포산진적첩(張浦山眞蹟帖)’을 중국 연경(現 베이징)을 찾았을 때 선물받고는 평생을 애지중지했다. 54세에 제주도로 유배를 떠날 때도 이 그림을 가져갔던 추사는 건강이 악화되자 화첩을 고향(충남 예산)으로 보내며 “절대 함부로 남에게 보여선 안된다. 동해낭경(추사의 별호)이 평생 보배로 여기며 사랑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은 이 작품을 포함해 추사및 북학파(北學派)와 관련이 있는 명청 시대 회화 64점을 모아 ‘명청시대회화전’을 오는 28일까지 연다.
추사의 난죽(蘭竹) 그림에 영향을 준 청나라 정섭(1693∼1765)의 ‘현애총란(懸崖叢蘭)’과 추사의 스승인 옹방강(1733∼1818)의 초상화 등도 볼 수 있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간송(전형필ㆍ1906~1962) 선생은 일찍부터 명ㆍ청시대 그림으로 추사와 관련된 그림들을 기회가 닿는대로 수집해 추사화파의 성립을 규명하는데 쓰려 했다”며 “이번에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무료 관람. (02)76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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