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거동이 불편한 구순 노모의 뜻에 따라 생전에 아파트를 기부하고 싶다는 딸 정인숙(54ㆍ오른쪽) 씨의 전화였다.
정 씨의 어머니 양애자<왼쪽> 할머니는 1923년생으로 올해 구순의 나이다. 정 씨는 어머니가 2010년 3월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지금까지 병상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양 할머니는 몸이 아프기 전부터 아파트를 기부할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정 씨는 전했다. 슬하에 2남 4녀를 둔 양 할머니는 현재 미혼인 막내 딸 정 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정 씨는 “어머니께서 대전 소재의 신학대학교에도 건물을 기증한 적이 있다”며 이번 기부가 처음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 어머니는 몸이 아프기 전만 해도 방송에 소개되는 어려운 어린이들을 보면 하루에도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 나눔을 실천하는 멋쟁이였다고도 했다.
정 씨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어머니 명의의 서초구 소재 116㎡(35평) 아파트에 대한 법적인 기부 절차를 모두 마치고 전세 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7일 기부했다. 정 씨는 “아직도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많이 있어요. 아이들이 가정환경을 스스로 선택한 건 아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할 때 상처는 정말 커요. 어머니의 기부가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자원이 됐으면 좋겠다”며 어머니 대신 작은 바람을 전했다.
이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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