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커튼이 드리워진 어두운 실내에 푸른 소녀가 앉아 있다. 해골이 그려진 술병을 마주한 소녀의 얼굴과 몸은 수십차례 바늘로 꿰맨 듯 조각조각 이어져 있다. 검은 안경을 쓴 채 어딘가를 응시하는 이 외로운 소녀는 누구일까.
이 그림은 ‘가위손’ ‘배트맨’ 등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온 할리우드의 괴짜감독 팀 버튼(54)이 1997년 그린 유화다. 외롭고 어두웠던 어린 시절을 보냈던 팀 버튼은 그 시절 상상 속에서 마주했던 소녀를 기괴한 분위기로 그려냈다. 달팽이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는 소녀의 옷은 무한대로 뻗어가는 그의 남다른 상상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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