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붉은 커튼이 드리워진 어두운 실내에 푸른 소녀가 앉아 있다. 해골이 그려진 술병을 마주한 소녀의 얼굴과 몸은 수십차례 바늘로 꿰맨 듯 조각조각 이어져 있다. 검디 검은 안경을 쓴채 어딘가를 외롭게 응시하는 이 소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이 그림은 ‘가위손’ ‘배트맨’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온 할리우드의 괴짜감독 팀 버튼(54)이 1997년 그린 유화다. 외롭고 어두웠던 어린시절을 보냈던 팀 버튼은 그 시절 상상 속에서 마주했던 소녀를 기괴한 분위기로 그려냈다. 달팽이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는 소녀의 옷은 팀 버튼이 좋아하는 패턴으로 무한대로 뻗어가는 그의 남다른 상상력을 보여준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월트디즈니가 만든 캘리포니아 미술학교를 다닌 그는 감독인 동시에 작가로도 꽤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지난 2009년 가진 작품전에는 무려 860만명이 다녀간 바 있다. 세계를 순회했던 그의 전시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서울 서소문의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에서 열린다. 팀 버튼의 회화 스케치 드로잉은 물론, 영화 속 캐릭터를 입체로 빚은 오브제 등 860점이 전시된다. 내년 4월 14일까지 계속될 이 전시는 현대카드의 컬처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팀 버튼 작 ‘와인과 푸른소녀’, 캔버스에 유채, 71.1x 55.9cm 개인소장. ©2012 Tim Burton.[사진제공=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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