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말고 아파트 원해” 대치동 상가 조합원 재분양 진행[부동산360]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복판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 남서울종합시장 상가가 오랜 장고 끝에 최근 이주를 마친 상태에서 ‘조합원 아파트 변경신청’ 재분양을 시작했다.

해당 시장은 대치역과 도곡역 사이 대로변에 있는 1981년 준공된 3층짜리 상가로, 대치동의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대치래미안팰리스’ 앞에 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이곳은 총 14층 규모의 주상복합으로 탈바꿈하며, 지하1층~지상4층은 상가·5층은 공공도서관으로 활용된다.

남서울종합시장은 이미 2023년 1월 30일부터 3월 19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아파트 변경 신청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첫 분양 때 소유한 상가의 면적·금액적으로 아파트 신청이 불가했던 조합원이 많아 미달하면서, 이번에 상가 분양이 신청된 조합원 중 종전소유 상가 및 토지 권리 가액으로 아파트 분양 추가 신청을 받게 됐다.

조합은 종합시장 특성상 아파트 신청 자격이 모자란 조합원이 많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신청 요건을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얼마 전 조합원이 주택을 신청할 시 권리가액의 10배까지 아파트 신청이 가능하게끔 인정하는 개선안이 의결됐다.

조합 관계자는 “대상지가 투기과열지구다 보니 분양가상한제에 걸리지 않고 재개발이 이뤄지기 위해서 구청과 협의해 일반분양을 30가구 미만으로 설정했다”며 “지하에 전용 16㎡ 크기를 갖고 있는 사람도 조합원일 만큼 상가 수는 100여개인데 조합원 수는 300명 가까이 된다. 오래전부터 재건축 한다는 소식에 상가 지분 쪼개기가 이뤄진 형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첫 분양신청 당시와 현재의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점도 조합원 재분양이 진행된 결정적인 계기라고 말한다. 조합 관계자는 “2023년 당시에는 지금보다 상가가 수익성이 나오던 때라 아파트 신청이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나며 같은 대상지라도 아파트의 가치가 더 오르다 보니 조합원들의 추가 요구 사안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추세로는 아파트 신청이 90가구를 넘길 확률도 있어 추첨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해당 상가는 사업 추진 이후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2014년 처음 시장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지난해 3월 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조합원 반대 등으로 장시간 사업이 지연되기도 했다.

대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주가 시작됐으나, 1년 넘게 버티던 몇몇 세입자들이 올해 초가 돼서야 나갔다”며 “일부 조합원과의 소송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는 세입자와 소유자가 전부 퇴실해 빈 건물 상태다. 3년 전부터 퇴실이 시작돼, 최근 들어 이주가 모두 완료됐다. 시공사는 포스코이고, 이번 달 11일까지 재분양 모집이 끝나면 바로 이어서 20여 가구에 대한 일반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대해 “지난달 12일부터 분양신청을 받고 있다. 철거 예정 기간은 올해 3~4개월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시작될 공사 기간 31개월로 예정돼 적어도 2029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강남 아파트의 가치가 갈수록 올라가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권리가액이 적은 상가 소유주도 추가 분담금을 몇십억씩 부담해서라도 상가보다는 아파트를 받고 싶어 한다”며 “상가와 아파트의 가치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현상이 강남에서는 특히 뚜렷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