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표 문턱’ 못 넘은 수협은행장 인선

신학기 행장 3표·이형주 FIU 원장 2표

이해충돌·낙하산 반발 속 선임 내달로

신학기(왼쪽) 현 수협은행장과 이형주(오른쪽)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수협은행·금융위원회 제공]
신학기(왼쪽) 현 수협은행장과 이형주(오른쪽)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수협은행·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차기 Sh수협은행장 최종 후보자 선임이 불발됐다. 금융당국의 현직 고위관료가 은행장 인선에 참여하면서 이해충돌 가능성과 노동조합의 ‘낙하산 인사’ 반발 등이 인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날 오후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신학기 현 행장은 3표를 확보하며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보다 우위를 보였지만, 최종 후보자 추천에 필요한 4표에는 한 표가 부족했다.

행추위는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해양수산부 추천 인사 3명과 수협중앙회 측 인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수협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되려면 전체 행추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내부에선 이 원장을 둘러싼 공직자 취업심사와 이해충돌 가능성이 표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FIU 원장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해 퇴직 후 3년간 취업제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되면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업계에선 FIU가 수협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직접 감독·검사한다는 점에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실제 FIU는 지난 3월 수협은행에 10억원 규모의 과태료 부과를 사전 통지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취업 승인을 받더라도 취임 이후 업무 수행 범위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인선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전 직접 처리한 업무와 소속기관이 취업기관을 상대로 처리하는 일정 업무는 퇴직 후 2년간 취급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은행장이 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를 총괄해야 하는 만큼 취급제한 업무와 핵심 책무가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동조합의 ‘낙하산 인사’ 반발과 후보자 검증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인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협중앙회노동조합은 앞서 성명서를 통해 “지원자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면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후보자를 검증하고 평가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관가 안팎에선 이 원장이 표 대결에서 열세를 보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현 정권 고위 관료가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공모에 직접 지원한 만큼 선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행추위원 5명 가운데 정부 추천 인사가 3명에 달하는데도 이 원장이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점을 두고도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추위는 내달 초께 다시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행장이 확정된다.


fo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