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완화·항구봉쇄 해제 조건…7개월 전쟁 종식 외교 재개 타진

브렌트유 2.6%·WTI 3.1% 하락…美 재무 “이란 항공 전면 차단” 경고

후티 반군 또 다른 길목 바브엘만데브 장악…G7 규탄·英 군사지원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6일(현지시간) 한 화물선이 정박해있다. [AP]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6일(현지시간) 한 화물선이 정박해있다. [AP]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중동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하는 가운데, 이란이 미국의 군사적 압박 완화와 항구 봉쇄 해제를 조건으로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일제히 3% 안팎으로 급락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교도 통신과 CNBC에 따르면, 이란 고위 관리는 미국이 초기 군사적 압박을 낮추고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할 경우 일주일 내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겠다는 조건을 중재국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를 처리하는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풀릴 조짐을 보이자,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97.73달러로 2.6% 떨어졌고,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역시 3.1% 내린 92.4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적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는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이란 압박 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이란에 착륙하거나 급유, 착륙 서비스, 티켓 판매를 제공하는 전 세계 항공망을 달러 결제 시스템에서 퇴출하겠다”며 이르면 23일부터 이란 국적 항공사의 운항을 전면 셧다운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주에도 이란의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해 러시아 국영 VTB은행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중동의 해상 안보 위기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주말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공항 인근 등 민감 시설을 공습한 데 이어, 최근 홍해의 전략 요충지인 페림섬을 점령하고 또 다른 원유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했다. 후티 반군이 호르무즈 해협의 대체 우회로까지 틀어쥐면서 사우디의 동서 횡단 파이프라인 수송망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에 주요 7개국(G7)은 민간 상선에 대한 후티 반군의 무력 도발과 이란의 배후 지원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사우디 공군 전투기에 대한 영국 공군의 공중급유 지원 방침을 밝히며 “원유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수주간 사우디를 지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사우디 측의 군사 지원 요청에 따른 공습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유엔총회 계기 종전 해법을 둘러싼 당사국 간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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