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제작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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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명절이나 생일에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두 아들에게만 15억원가량의 재산을 물려준 부모에 대해 법원이 딸들에게도 재산 일부를 나눠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민사4단독 김병수 판사는 딸 A씨 등이 아들들을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일부 부동산 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부모는 2005년 서울 중랑구 등에 있는 토지와 건물 등 재산을 두 아들에게만 나눠준다는 내용의 유언서를 작성했다. 유언서에는 장남이 재산의 55%를, 차남이 45%를 물려받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자 차녀인 B씨는 2017년 재산 분배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부모는 “명절이나 생일에도 거의 전화를 하지 않았고, 팔순 잔치에 참석하라고 해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부모는 “아들들은 평생 모은 돈과 번 돈을 부모가 부담하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쓰거나 부모가 소유한 건물을 보수하는 데 사용했다”며 ‘딸들에게 부동산을 일절 상속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유언서를 다시 작성했다. 이후 부모 중 한 명은 2024년 9월 사망했다.

A씨와 B씨는 남매인 두 아들을 상대로 유류분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두 아들은 해당 재산이 부모를 부양하고 경제적으로 기여한 대가로 생전에 증여받은 재산에 해당한다며 재산 분배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두 아들이 물려받은 재산 일부를 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유언장에서 두 아들이 전적으로 망인을 부양한 것으로 일관되게 기재돼 있다”며 “이 사건 증여계약에는 두 아들의 특별한 기여나 노력에 대한 평가 등 의미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두 아들이 망인의 생활비나 병원비 등을 일부 부담했더라도 부동산 전부를 망인에 대한 부양 등의 대가로 보기에는 부동산 가액이 두 아들이 망인을 위해 지불한 비용에 비해 현저하게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딸들이 망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두 아들이 각 증여받은 부동산의 지분 전부가 두 아들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서 지급된 것으로 볼 경우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형평을 해치는 결과가 초래돼 유류분제도를 형해화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증여계약 당시 해당 부동산이 망인 소유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점과 두 아들과 비교해 딸들이 물려받은 재산이 각각 1500만원과 2000만원에 불과했던 점 등도 고려했다.


bb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