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도 유사 대책 나왔지만

중형 확대·고급화 등 한계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정부가 중산층까지 수요층으로 아우르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새롭게 내놨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와 전월세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공공임대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효성 있는 주거 안정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다양한 실수요층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를 신설하고 2030년까지 총 19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보편형 공공임대는 기존 공공임대가 주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해 좁고 품질이 낮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도입됐다.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세대를 위해 공공택지에는 선호도가 높은 55~84㎡(전용면적 기준) 평형을 위주로 배치하고, 도심권은 40~60㎡ 중심으로 구성한다. 1인 청년 가구에도 30㎡ 이상이 공급된다.

특히 신축 아파트에 적용되는 3·4베이(bay) 구조와 고급 마감재를 도입해 민영주택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렸다.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등 도심 내 우수 입지 중심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득 기준은 현행 공공임대 입주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보다 높이고, 자산 기준 역시 3분위 평균자산(3억4500만 원) 이상으로 상향해 중산층 수요까지 적극 흡수할 방침이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 대비 낮은 수준으로 책정하며, 청년 연령대나 결혼·출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조정하기로 했다. 거주 기간은 기본 6년에 최장 20년까지 보장된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질 좋은 평생주택’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당시 정부도 건설형 공공임대를 통합공공임대로 일원화하며 소득 기준을 중위 150%, 전용면적 한도를 85㎡로 확대해 2025년까지 중형 평형 6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제도는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혔다. 한정된 부지에서 가구 수를 유지하며 중형 평형을 늘리기 어려웠고, 고급화에 따른 사업비는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하나의 통합 체계 안에서 중산층 비중을 높이다 보니, 공공임대의 본래 목적 중 하나인 취약계층 지원이 소홀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이번에 ‘보편형 공공임대’라는 별도 유형을 신설한 것은 이러한 과거의 시행착오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중형 평형 확대와 품질 향상으로 인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원 부담을 덜기 위해 재정당국과 협의를 거쳐 주택도시기금 출자·융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공급 방식도 3기 신도시 중심의 신축뿐만 아니라, 조기 공급 효과를 내기 위해 우수 입지의 고품질 주택을 사들여 공급하는 ‘매입형’을 함께 추진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통합공공임대 도입 당시에도 중산층 수요를 염두에 뒀으나 실제 운영은 다르게 흘러갔고, 별도 유형 없이 통합 체계로 가면 취약계층이 피해를 볼 우려가 컸다”며 “보편형 공공임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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