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3억 빌려주며 연 금리 2.3~4.6%
가맹점엔 대출금리 연 12~18% 적용
특수관계·대출조건 정보공개서 누락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가맹점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장 일가 소유 대부업체에 수천억원을 저리로 빌려준 사실이 적발돼 148억원대 과징금과 법인·회장 고발 등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명륜당의 부당지원 행위에 104억7200만원,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 44억원 등 총 148억7200만원의 과징금을 잠정 부과한다고 28일 밝혔다. 시정명령과 함께 명륜당과 이종근 회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 회장과 친족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대부업체 14곳에 연 2.3% 또는 4.6%의 금리로 자금을 빌려줬다. 이 기간 누적 대여액은 2983억원이다.
명륜당은 당초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가맹사업 확대를 위해 가맹점주에게 무이자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약정을 운영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 외식업계 경기 악화로 가맹점의 대여금 상환이 원활하지 않아 엔젤투자약정을 수행하던 계열사 ‘펜플’의 대손 발생이 우려되자 무이자 대출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가맹점주에게 이자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별도 대부업체 설립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명륜당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14개 대부업체를 설립했다. 특히 2022년 ‘명륜진사갈비 뉴버전(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가맹점주의 자금 수요가 늘고 외식업 경기 회복으로 가맹희망자의 창업 수요도 증가하자 2023년에만 10개 대부업체를 설립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모두 이 회장 주도로 설립됐다. 이 회장은 명륜당의 자금 대여 과정에서 주요 사항을 직접 결정하고 대부업체 운영 전반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 대부분은 별도 상주직원을 두지 않았고 명륜당이나 펜플의 전·현직 직원이 대표를 맡았고 대부업법상 최소한의 등록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1평 남짓의 공유오피스를 임차해 운영했다.
명륜당은 이들 업체에 각각 100억~150억원의 한도를 부여해 자유롭게 자금을 인출·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가맹점주가 대부업체에 대여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명륜당이 원금을 대신 변제하는 대위변제 약정도 체결해 대부업체의 원금손실에 대한 대손 위험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
공정위는 27개 금융기관으로부터 회신받은 제공 가능 금리 가운데 대부업체에 가장 유리한 연 8.73~13%를 정상금리로 산정했다. 이에 따르면 대부업체들이 지급했어야 할 이자는 약 316억원이지만 실제 지급한 이자는 약 99억원에 그쳤다.
이들 업체가 총 217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해 경쟁사업자보다 상당히 유리한 경쟁조건을 확보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14개 대부업체의 대부채권 잔액을 합산하면 2025년 기준 전체 8203개 대부업체 가운데 2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개별 업체별로도 149~392위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자체적인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해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업체들이 명륜당의 지원으로 안정적으로 대부업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에서의 지위가 강화됐다고 봤다.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한 정보도 문제가 됐다. 명륜당은 특수관계 회사를 통해 가맹희망자에게 창업자금을 제공·알선했음에도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및 알선 등 내역’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명륜당의 가맹계약과 대부업체의 대부계약은 창업 상담부터 가맹계약 체결, 대부계약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연계돼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 상담부터 대부계약 체결까지 관련 실무는 명륜당 직원이 담당했다. 대출금리는 가맹희망자의 상환 능력과 관계없이 리뉴얼의 경우 연 12%, 신규는 연 15%가 적용됐으며 2024년 말 이후 신규 대출에는 연 18%가 적용됐다.
대출을 받은 가맹점주는 명륜당에서 필수품목인 원육을 구매할 때 원육패키지 1박스당 일정액을 추가해 구매대금을 지급하는 물대상환 방식으로 원리금을 상환했다. 대부계약에 따른 원리금 상환액은 가맹점당 평균 약 3만6000원이었으며 명륜당은 이를 매월 말 정산해 대부업체에 입금했다.
하지만 명륜당은 대부조건과 가맹계약·대부계약의 관계, 대부업체와 명륜당 간 관계를 가맹희망자 등에게 알리지 않았고 정보공개서에도 기재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런 거래구조가 가맹희망자가 가맹계약 체결 여부와 가맹점 개설자금 조달 방식 및 적정성 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가맹본부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 소유 대부업체를 설립하고 저리로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익을 추구한 행위를 적발·제재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가맹계약과 연계된 대부조건과 대부업체가 가맹본부의 특수관계회사라는 사실은 계약 체결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정보로서 가맹희망자에게 제공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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