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회장, 삼성전자 경영진과 회동
피지컬AI·파운드리 “함께 협력할 것”
저전력 D램·차세대 SoC 생산 기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AMD가 피지컬 AI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로봇용 메모리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7일 방한한 리사 수 AMD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오후 5시부터 삼성 반도체를 이끌고 있는 전영현 대표이사(부회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약 3시간여의 만찬을 가졌다.
이날 김재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실장(부사장)과 조상연 DS 미주총괄 법인장(부사장)은 사옥 1층에서 수 CEO를 마중 나와 안내했다. AMD 측에선 수 CEO를 비롯해 조셉 마크리 AMD 최고기술책임자(CTO), 잭 후인(Jack Huynh) AMD 컴퓨팅 및 그래픽 그룹 총괄 수석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오후 8시께 만찬을 끝내고 나온 수 CEO는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주 좋은 논의를 했다”며 “삼성은 우리에게 훌륭한 파트너이고, 우리는 항상 좋은 전략적 논의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대목은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협력이다. 수 CEO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협력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주 많은 분야에서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번 회동은 AMD가 월드랩스를 인수한 이후 처음 이뤄진 경영진 회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AMD의 피지컬 AI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삼성전자는 메모리 공급뿐 아니라 로봇용 SoC(시스템온칩) 생산과 첨단 패키징까지 협력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MD는 지난달 28일 82억달러(약 11조원)를 들여 미국의 월드모델 개발기업 월드랩스 인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월드랩스는 ‘AI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교수가 설립한 기업으로, AI가 현실 세계의 3차원 공간을 이해하고 예측·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피지컬 AI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AMD는 이번 인수로 AI 모델 연구 역량을 확보하고 로봇과 시뮬레이션 등 차세대 AI 응용 분야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AMD는 지난달 22일 피지컬 AI용 반도체 플랫폼 ‘버설 AI 엣지 2세대’의 양산 알렸다. 이 제품은 로봇이 수집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AI 추론을 수행하는 반도체로, 저전력 메모리인 LPDDR5X를 지원한다.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을 결정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따라 피지컬 AI 시장이 성장할수록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역시 LPDDR6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협력이 데이터센터용 HBM을 넘어 로봇용 메모리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봇의 성능을 좌우하는 로봇용 SoC의 중요성도 커지면서 파운드리 협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와 협력해 2나노 공정 기반의 차세대 엣지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레퍼런스도 가지고 있다.
삼성과 AMD 역시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을 논의해 왔다. 양사는 지난 3월 회동에서 차세대 칩 위탁생산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전영현 부회장은 “업계를 선도하는 HBM4, 차세대 메모리 아키텍처, 최첨단 파운드리·패키징 기술까지 삼성은 AMD의 AI 로드맵을 지원할 수 있는 독보적인 턴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 CEO는 당시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수 CEO는 이번 방한에서도 파운드리 분야의 협력 진전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반적으로 매우 폭넓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을 사랑하느냐(Do you love Samsung?)’는 질문에도 “물론이다(Of course)”라고 답했다.
피지컬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휴머노이드 로봇 보고서에서 SoC·전력·센서·통신용 반도체 등을 포함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칩 시장이 2035년 1057억위안(약 21조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보고서에서도 “로봇 내부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는 엣지 AI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로봇에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지영 기자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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