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시장 고가 월세 급증

보유세 부담, 임차인에 전가되나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월세 매물 모습.[연합]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월세 매물 모습.[연합]

#.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의 한 198㎡(이하 전용면적) 타입은 지난 9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000만원에 갱신 계약이 체결됐다. 직전에는 월세가 900만원이었지만 계약 연장 과정에서 한 번에 100만원이 올랐다.

#. 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 208㎡는 올해 말 월세 계약이 끝나 임차인이 계약갱신권을 사용했지만 보증금과 월세가 모두 상승했다. 보증금은 15억원에서 15억7500만원으로, 월세는 1850만원에서 1942만원으로 올랐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제 개편이 예고되면서 ‘월 1000만원’ 이상의 임차 계약 건수가 1년 만에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년 간(2025년 10월 9일~2026년 10월 8일) 월세 금액이 1000만원을 넘는 고액 월세 계약 건수는 약 34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년간 체결된 253건 대비 36% 상승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초고가 임대차 시장에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빈도도 늘었다는 점이다. 최근 1년간 월세 1000만원 이상 시장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된 건수는 약 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년(14건)의 두 배 값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는 1회 한정의 계약 연장 권리를 말한다.

이처럼 고가 월세가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이 꼽힌다. 정부는 앞서 초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가 크게 오르는 ‘2026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1세대 1주택자에게 부과되는 공정시가액비율이 기존 60%에서 70%로 상향된다.

과세표준 세율도 6억~12억원에는 0.3%포인트(p) 오른 1.3%, 12억~25억원에는 0.2%p 오른 1.5%, 25억~50억원에는 0.5%p 오른 2.0%가 적용되는 등 전 구간에서 세율이 오른다. 이는 내년 1·2주택에 적용되는 세율로, 오는 2028년부터는 12억원 이상의 구간에서 추가로 세율이 상향된다.

기본공제를 제외한 남은 금액에서 가액비율과 세율이 함께 적용되기 때문에 고가주택이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제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안에 따라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가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 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윤창빈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윤창빈 기자

실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강변에 위치한 반포자이 244㎡ 아파트는 본래 보증금 3억원·월세 1056만원에 월세를 내줬지만 지난 9월 월세를 1300만원으로 소폭 인상해 연장 계약이 체결됐다.

한 자산관리(WM) 전문가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상대적으로 현금 흐름에 여유가 있어 종부세 인상에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세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기존 월세를 인상하는 등 임대료 조정을 통해 부담을 상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개인 대신 법인과 임대차계약을 맺으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법인 임차인을 상대로는 보증금과 월세를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문가는 “회사 고위직이 거주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하는 법인 임차인의 경우 월세 인상 협상이 더욱 수월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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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월세, 전세, 매매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상승’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외곽, 서대문·성북 등 중저가 단지 곳곳에서도 초소형 면적 상승거래가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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