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강동·중랑구 잇달아 확보…4년 뒤 서울시 금고 경쟁 겨냥한 포석?
신한은행 기존 구금고 강남, 서초, 성동구 유지 이어 강서구 새로 차지 ...우리은행 kb, 신한은행에 빼앗겨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금고 은행 선정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은행권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금고 은행들이 단독 입찰로 수성에 나섰던 초반과 달리 KB국민은행이 공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송파·강동·중랑구 금고를 잇달아 확보하는 등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10일 서울시 자치구 취재를 종합하면 초반 금고 선정에서는 강남구와 서초구의 신한은행, 동대문구의 KB국민은행 등 기존 금고 은행들이 단독으로 참여해 자리를 지키는 사례가 많았다. 성동구 역시 신한은행이 금고를 수성했다.
그러나 선정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KB국민은행의 행보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송파구와 강동구, 중랑구 금고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기존 노원구와 도봉구에 이어 강북구 금고 확보에도 나서 신한은행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양천구에서는 하나은행이 기존 우리은행을 제치고 처음으로 금고 운영권을 확보했다. 신한은행은 강서구 금고를 차지한 데 이어 기존 KB국민은행이 운영하던 광진구 금고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로구에서는 신한은행이 기존 금고를 지켰다.
신한은행은 종전 강남구, 서초구, 성동구, 은평구, 구로구를 수정한데 이어 이번 강서구를 차지한데 이어 종로구, 광진구 등도 도전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의 최대 변수는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이 적극적인 수주 전략으로 성과를 내면서 우리은행이 기존 금고를 잃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수익성 낮다는데…은행들은 왜 금고 경쟁에 뛰어드나
서울 자치구 금고는 겉으로 보면 은행 입장에서 매력적인 사업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세출을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거래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공공기관과의 장기적인 거래 관계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수익성은 별개의 문제다. 은행들은 금고 선정을 위해 막대한 출연금과 협력사업비 등을 제시하고, 자치구의 각종 축제와 행사에 대한 후원·협찬 부담도 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고 자금에 적용하는 금리 조건까지 고려하면 은행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고 유치를 위해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한다면 단순히 금고 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익만으로 투자비를 회수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실제 손익은 출연금 규모와 자금 운용 조건, 거래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은행별 비용과 수익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KB국민은행이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4년 뒤 서울시 금고 선정 경쟁을 염두에 둔 장기 전략이 거론된다.
자치구 금고 운영을 통해 지방재정 관련 업무 경험을 축적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거래 실적 및 공공금융 역량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자치구 금고를 확보하면 서울시와의 금융 거래 확대를 위한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 금고는 자치구 금고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 따라서 이번 자치구 금고 경쟁을 개별 구의 금고 운영권 확보를 넘어 향후 서울시 금고 경쟁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기존 금고를 지키는 데 주력하면서도 일부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고 유치에 들어가는 비용과 실제 수익성을 따져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인지, 아니면 경쟁 전략의 변화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서울 자치구 금고 경쟁은 단순히 어느 은행이 몇 개 구의 금고를 차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의 수익성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와의 금융 거래 기반을 얼마나 넓힐 것인지, 나아가 서울시 금고라는 더 큰 시장을 놓고 어떤 장기 전략을 펼칠 것인지가 핵심이다.
KB국민은행의 공격적인 행보가 4년 뒤 서울시 금고 경쟁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eouldream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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