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축제의 계절’... 5월 중랑구 서울장미축제 이어 마포 새우젓축제, 강남구 강남페스티벌, 서초 서리풀축제, 송파구 한성백제문화제, 강동구 선사문화축제 등 테마 축제 잇달아 열어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축제의 계절이다. 서울 곳곳이 축제로 북적이고 있다.
최근 강남구의 ‘2026 강남페스티벌’과 서초구의 ‘서리풀페스티벌’이 성황리에 열렸다. 오는 16~18일에는 마포구 새우젓축제가 열리고, 송파구 한성백제문화제와 강동구 강동선사문화축제 등 가을을 대표하는 지역 축제도 이어진다.
서울의 대표 축제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특색을 살린 확실한 테마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축제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단순히 많은 사람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만의 이야기를 담고, 시민들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오는 16~18일 마포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리는 제19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는 옛 마포나루가 소금과 새우젓의 집산지였다는 역사성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김장철 대표 축제다.
김장을 앞둔 중장년층과 어르신들이 질 좋은 새우젓을 구매하고 전어 등 제철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트로트 공연도 축제의 흥을 더한다.
다만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만큼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때다. 새우젓 판매와 먹거리, 공연 중심의 기존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마포나루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면 축제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지난 3~5일 강남 도산대로 일대에서 열린 2026 강남페스티벌은 또 다른 성공 모델을 보여줬다. 화려한 그랜드 퍼레이드와 K-팝 공연을 앞세워 강남의 도시 브랜드를 국내외에 알렸다. 특히 지난 4일 K-팝 콘서트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약 15만 명이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강남의 도시 이미지와 K-팝이라는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전략이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이끈 것이다. 지역의 특성과 세계적인 문화 흐름을 연결하면 축제가 지역 주민만의 행사를 넘어 글로벌 관광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매년 5월 열리는 중랑구의 서울장미축제 역시 확실한 테마를 바탕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계절의 여왕 5월, 중랑천변을 따라 활짝 핀 장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축제는 꽃과 자연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공연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더해 장미 관련 상품 판매까지 이어지면서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랑구가 오랜 기간 장미를 심고 가꿔 온 노력이 오늘날 축제의 토대가 됐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축제가 아니라 지역의 자연환경을 꾸준히 가꾸고 이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킨 결과다. 축제의 경쟁력은 결국 지역의 자산을 얼마나 오랫동안 발굴하고 키워 왔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 자치구 곳곳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특색 있는 축제가 열린다. 노원구의 철쭉제와 댄스페스티벌, 수제맥주 축제, 영등포구와 동대문구의 맥주축제 등은 꽃과 춤, 먹거리라는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역의 역사와 인물을 테마로 한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강서구 허준축제, 관악구 강감찬축제, 송파구 한성백제문화제, 강동구 강동선사문화축제 등은 역사적 인물과 지역의 문화유산을 축제 콘텐츠로 발전시킨 사례다.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시민들에게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역할도 한다.
물론 테마만 있다고 축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 교통과 안전, 편의시설을 세심하게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지역 상권과의 연계, 관광객 유치, 축제가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지역 브랜드 효과까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른 지역 축제를 흉내 내기보다 우리 지역에만 있는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 산업과 인물에서 차별화된 소재를 찾아야 한다. 유명 가수와 대규모 공연은 관람객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해마다 다시 찾고 싶은 축제를 만들기 어렵다.
테마는 축제의 출발점이자 생명이다. 지역만의 이야기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를 더할 때 축제는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산이 된다.
서울의 가을 축제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국내외 관광객이 다시 찾는 명품 축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seouldream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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