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략 GPCR 항체 발굴…한 팔로 두 표적 제어 로직게이팅 구현
C레벨 강화·각자대표 체제…“연구·경영 분리로 기민성 극대화”
“순수 AI 신약 상용화 5~10년…원자 제어 등 아직 할 일 많아”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은 시장 일각의 시선처럼 이미 다 해결된 만능 기술이 아닙니다. 질병과의 싸움에 비유하자면 지금의 항체는 자연이 준 ‘손톱과 이빨’ 수준의 초기 무기에 불과합니다.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드론’이나 ‘미사일’ 같은 고도화된 분자 무기를 만들기 위해선, 원자 단위까지 제어하는 AI 고도화에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헤럴드경제(요코하마)=최은지 기자] 지난 9일 일본 요코하마 파시피코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바이오 박람회 ‘바이오 재팬 2026’ 현장에서 만난 박태용 갤럭스 각자대표는 글로벌 AI 신약 개발 시장의 거품론과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며 기술 본질에 대한 냉철한 진단을 내놨다.
국내 대표 AI 단백질 구조 설계 전문 바이오텍인 갤럭스는 최근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LG화학, 셀트리온, GC녹십자, 동아ST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및 전통 제약사들과 연쇄적으로 공동 연구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외 유수 제약사들이 줄지어 갤럭스를 찾는 핵심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 기술력’과 ‘선제적 네트워크 확장’을 꼽았다. 박 대표는 “초기에는 우리가 이 기술을 신약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파트너사들에 먼저 설득하고 보여줘야 했다면, 지금은 파트너사들이 먼저 구체적이고 적절한 신약 주제를 들고 찾아온다”며 “전통적인 실험 방식으로는 발굴이 불가능하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던 난제들을 AI 기술로 직접 해결해 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로서 명확히 인정받고 신뢰를 쌓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술적 진척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갤럭스는 최근 업계에서 ‘난공불략의 타깃’으로 통하는 G단백질결합수용체(GPCR)를 정밀 타격하는 항체를 AI로 성공적으로 발굴·디자인한 초기 데이터를 확보했다.
나아가 단일 항체 한 팔로 두 개의 표적을 조건부로 제어하는 ‘로직 게이팅(Logic Gating)’ 물질 설계에도 성공했다. 특정 질환 표적 A가 존재할 때는 B에 결합하지 않고, A가 없을 때만 B에 결합하도록 설계해 정상 조직의 부작용을 차단하고 질환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이다.
박 대표는 “GPCR 항체나 로직 게이팅 물질은 기존의 전통적인 습식 실험(Wet-lab) 방식으로는 발굴 자체가 극도로 어려운 영역”이라며 “AI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에는 시도조차 불가능했던 새로운 모달리티를 창출해 난치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협업의 성격에 대해서는 “현재는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글로벌 시장과 함께 진화해 나가는 기술 검증(PoC) 단계”라며 “올해 내부 R&D 마일스톤이 탄탄하게 입증된 만큼 실제 사업적 성과와 수확은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급성장하는 연구 및 사업 속도에 발맞춰 갤럭스는 최근 기존의 단일 대표 체제에서 벗어나 창업자인 석차옥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와 박태용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 700억원 달성과 임직원 50명 돌파 등 외형 성장에 발맞춰, R&D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사업화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결단이다.
박 대표는 조직 개편 배경에 대해 “시리즈B 펀딩 이후 AI 알고리즘 고도화와 신약 개발, 글로벌 사업 확장이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리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았다”며 “산재한 과제들을 가장 기민하게 해결하기 위해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석차옥 대표가 거시적 비전과 전사적 방향성, 원천 R&D를 총괄하고, 박태용 대표는 경영 판단과 조직 운영(오퍼레이션), R&D 실행을 진두지휘하는 분업 구조를 안착시켰다.
경영진 라인업도 대폭 강화했다. 지난달 이진근 전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대표를 부사장 겸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로 영입한 데 이어, 5월에는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아스트로젠 출신의 김성현 전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지난 7월에는 공동창업자인 원종훈, 양진솔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AI책임자(CAIO)를 맡으며 기술과 재무, 사업개발을 아우르는 C-레벨 체계를 완성했다.
견고해진 진용을 바탕으로 갤럭스는 2027년 말을 목표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IPO)에 본격 착수한다. 박 대표는 “외적 요건이 갖춰지는 2027년 말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면서도 “상장 자체는 최종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원천 연구와 임상 개발을 자본 시장에서 안정적이고 과감하게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마일스톤 중 하나”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현재 AI는 후보물질 탐색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신약 개발의 중요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AI 신약이 임상을 거쳐 상용화가 되는 시점은 얼마나 남았을까. 박 대표는 “기존 항체를 일부 수정한 물질이 아닌, AI가 컴퓨터상에서 제로(de novo) 상태로 완전히 새롭게 설계한 항체 신약이 시장에 정식 출시되기까지는 통상 5년에서 10년 안쪽이 소요될 것”이라며 “10년 내에는 순수 AI 기반 의약품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기술의 끊임없는 진화를 거듭 역설했다. 박 대표는 “항체 설계 수준은 일정 궤도에 올랐지만, 원하는 물질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해선 원자 단위의 초정밀 제어가 가능한 AI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AI의 고도화 수준이 곧 바이오텍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크기를 결정하는 만큼, 차별화된 알고리즘 구축과 기술 고도화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용 갤럭스 대표가 걸어온 길 ▷1993년 ▷2011년 경북과학고등학교 졸업 ▷2015년 카이스트 화학 학사 졸업 ▷2021년 서울대학교 화학 박사 졸업 ▷2021년 갤럭스 부사장 취임 ▷2026년 갤럭스 각자 대표 취임
silverpaper@heraldcorp.com

![환율 전망은 ‘신의 영역’…저점 맞히기보다 ‘왜 사는가’가 먼저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2/news-p.v1.20261012.55efba3378c64428a659ee9abdd028f2_T1.jpg?type=h&h=240)
![‘온 몸 피멍든 아들, 술 취한 아버지의 손찌검’ 학대피해 아동을 위해 그는 몸짱달력의 모델이 됐다 [온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0/news-p.v1.20261008.01ebb81a51934975a7b2849f715e423e_T1.jpe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