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CA2·ATM·TP53·CHEK2·BRCA1 등 DNA 손상 복구 관련 유전자에서 다수 확인

폐암 가족력·젊은 연령 발병 등 고위험군에서는 유병률 32.3%로 높아

[헤럴드경제=김태열 의학전문기자] 국내 연구진이 폐암 환자의 7.9%에서 암 발생에 관여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이 확인됐다는 메타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폐암 가족력이나 젊은 연령에서의 발병, 다발성 원발성 폐암 등으로 선별된 고위험군에서는 유병률이 약 32%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환자의 생식세포 병원성 또는 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변이의 전체 유병률과 주요 유전자별 유병률
폐암 환자의 생식세포 병원성 또는 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변이의 전체 유병률과 주요 유전자별 유병률

폐암은 전 세계 암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흡연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흡연자나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폐암 등 환경적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례가 있어 유전적 소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연구는 연구 대상이나 검사 범위가 달라, 유전적 소인인 ‘생식세포 병원성 변이’의 분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지영 교수·임상유전체의학과 김시현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 나권중 교수·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 내셔널 주이시 헬스 영상의학과 윤순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폐암 관련 연구 28개를 종합해 생식세포 병원성 또는 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변이의 전체 및 주요 유전자별 유병률, 그리고 이와 관련된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폐암 환자에서 해당 변이의 유병률은 7.9%였으며, 주로 DNA 손상 복구 관련 유전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유전자별로는 BRCA2(0.96%), ATM(0.67%), TP53(0.57%), CHEK2(0.49%), BRCA1(0.48%) 순으로 유병률이 높았다.

비선별 환자군(4.7%)과 고위험군(32.3%) 간 유병률 비교
비선별 환자군(4.7%)과 고위험군(32.3%) 간 유병률 비교

환자의 임상적 특성에 따른 유병률의 차이도 확인됐다. 가족력, 젊은 연령에서의 발병, 다발성 원발성 폐암 등을 기준으로 선별된 고위험군의 유병률은 32.3%로, 비선별 환자군의 4.7%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유전적 배경에 따른 분석에서 전체 유병률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주요 DNA 손상 복구 유전자의 변이는 동아시아인보다 비아시아인·혼합 인종 집단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또한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의 평균 연령이 낮을수록, 그리고 검사한 유전자 수가 많을수록 병원성 변이 유병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지영 교수(영상의학과)는 “이번 연구에서 가족력, 젊은 연령에서의 발병 등 고위험 특성을 가진 환자에서 생식세포 병원성 변이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이러한 결과는 고위험 환자에서 맞춤형 유전 평가의 역할을 검토해 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환자와 가족의 암 예방·조기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시현 교수(임상유전체의학과)는 “유방암과 난소암에서는 BRCA1/2 유전자 변이와 같은 유전적 소인이 잘 알려져 있지만, 폐암에서는 유전적 요인의 분포와 특성이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 폐암의 유전적 소인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23.3)’ 온라인판에 공개됐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지영 교수·임상유전체의학과 김시현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 나권중 교수·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 내셔널 주이시 헬스 영상의학과 윤순호 교수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지영 교수·임상유전체의학과 김시현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 나권중 교수·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 내셔널 주이시 헬스 영상의학과 윤순호 교수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