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대비 ‘보험 비용’ 증가

AI 회사채 발행 늘며 국채 매도 압력 가중

주담대 금리 오르자 국채 투매 증가 움직임

장기채 위험 프리미엄 상승도 악재

미국 달러 지폐. [123rf]
미국 달러 지폐. [123rf]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채권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이 추가 매도를 촉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채권시장의 추가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금리 옵션시장의 변동성 확대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회사채 발행 급증 ▷주택담보대출 관련 헤지 거래 증가 ▷가팔라진 장기 국채 수익률 곡선 등 4가지를 꼽았다.

지난 2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약 135bp(1bp=0.01%포인트) 상승한 5.23%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지난 3월 저점 대비 약 110bp 오른 5.614%에 달했다. 두 금리 모두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주요 기술적 지표들이 국채 금리의 추가 급등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최근 국채 매도세가 추가 매도를 유발하는 국면에 진입했는지 주시하고 있다.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한 매도가 다시 금리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경우 시장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더스틴 리드 맥켄지 인베스트먼트 채권 전략가는 “시장 참여자들이 기존 기대치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급등 ‘보험 비용’ 오르는데 AI까지 부담 가중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아마존 웹 서비스(AWS) IAD10 데이터 센터의 항공 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아마존 웹 서비스(AWS) IAD10 데이터 센터의 항공 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우선 금리 옵션시장에서 금리 급등 위험을 회피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직접 매도하지 않고도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옵션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10년 만기 스와프 금리의 급등에 대비하는 단기 헤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향후 3개월간 금리가 200bp 상승할 위험에 대비하는 옵션 비용은 지난 12일 기준 132bp까지 치솟았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국 은행권 위기가 확산했던 2023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와프 금리는 투자자가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를 적용받기 위해 부담하는 금리를 의미한다.

금리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내재변동성도 확대됐다. 10년 만기 스와프 금리를 기초로 하는 1개월물 옵션의 내재변동성은 21.4bp로 올라 3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회사채 발행 급증도 국채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선 빅테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장기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투자자들의 국채 매도를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AI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다음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4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과 연계된 국채 선물 매도나 기존 국채 처분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AI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가 발행한 장기 회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채 선물을 매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닐 선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회사채 발행 가격이 정오 무렵 결정되면 오후에는 투자자 모두가 미국 국채 선물을 매도한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금리 인상에 국채 투매 확대…장기채 ‘위험 프리미엄’ 더 커져

지난해 8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단독주택 앞에 ‘매매’ 표지판이 놓여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해 8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단독주택 앞에 ‘매매’ 표지판이 놓여 있다. [게티이미지]

주택담보대출 관련 자산 투자자들의 헤지 거래 확대 역시 국채 매도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를수록 금융기관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미국 국채 선물을 팔고, 이 때문에 국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어서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들의 조기 상환이나 대출 갈아타기가 줄어들면서 주택저당증권(MBS)의 예상 만기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MBS의 금리 변동 민감도가 높아지는 듀레이션 확대 위험이 생긴다.

투자자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미국 국채 선물을 매도하는 등 금리 헤지 거래를 늘리는데, 이 같은 거래가 확대될수록 채권시장 전반에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선물·옵션 상품 개발업체 에리스 이노베이션스의 마이크 리들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에는 지난 3년간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현재 대출금리와 비교적 비슷한 수준의 쿠폰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이 상당한 규모로 존재한다”라며 “이러한 구조가 추가 헤지 거래를 촉발할 수 있다. 이달 발생한 9건의 대규모 거래에서도 MBS 투자자들이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차이가 다시 벌어지는 현상도 경고 신호로 꼽힌다. 특히 이미 높은 수준인 국채 금리 가운데 30년물 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데 더 많은 위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넘어 미국의 재정 건전성과 장기 채권 수급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주 30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두 금리 간 격차는 약 37bp까지 확대됐다.

로이터는 “지난 7월 말에도 두 금리 간 격차가 52bp까지 벌어진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국채 금리가 이미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장기물 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라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보다는 장기 국채 보유에 따른 위험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 상승이 금리 오름세에 더 크게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장기간 채권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리 변동과 불확실성 등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이다. 기간 프리미엄이 높아진다는 것은 장기 국채를 보유하려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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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9일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국채 바이백(buyback)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에서 기존 국채를 사들여 매도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다. 장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92365?ref=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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