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동 조지서 터에 기념관 조성 추진…전통 한지문화 계승·관광자원화 기대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조선 시대 국가 제지 기관인 조지서(造紙署)가 600여 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가 조지서가 있던 신영동 일대에 기념관을 조성하는 사업을 지원하기로 하면서다.
종로구(구청장 유찬종)는 지난 8일 구청 다목적실에서 열린 ‘조지서 건립 추진 발대식’에 참석해 기념관 조성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지서 건립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문화예술인과 한지 장인, 출판인 등 발기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업 경과보고와 설립취지서 낭독, 발기인 대표 인사 등을 진행하고 결의문을 채택하며 조지서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조지서는 1415년 조지소(造紙所)로 출발해 1882년 폐지될 때까지 왕실과 관청에서 사용하는 종이를 만들고 관리했던 국가 기관이다. 조선의 기록문화와 행정, 출판을 뒷받침한 핵심 기반 가운데 하나로, 국가의 역사와 지식을 종이에 담아 전승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조지서가 문을 닫은 뒤 그 역사와 전통 제지 문화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국가 기록문화의 토대였던 조지서의 존재가 오늘날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종로구는 기념관 조성을 통해 조지서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 전통 한지의 가치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알리는 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단순히 과거의 유적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제지 기술과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거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전통 한지 제작 기술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향한 움직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조지서 기념관은 한국 종이문화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는 공간으로도 의미가 크다.
유찬종 종로구청장은 “시민 누구나 한지의 가치와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념관 조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조지서 기념관 조성은 사라진 국가 기관의 역사를 복원하는 동시에 종이가 지닌 문화적 가치를 오늘의 삶과 연결하는 작업이다. 조선의 기록문화를 지탱했던 ‘나라의 종이’가 종로에서 새로운 문화유산으로 되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eouldream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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