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배 넘는 내수 기반에 중산층 구매력
국내 금융사의 디지털 금융 수요 확대 기대
KB국민 내년 2분기 관련절차 마무리 계획
JB 이륜차 대출·카뱅 디지털은행 등 지원
K-금융기업들 현지 맞춤형 금융으로 승부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금융지주 출범으로 은행·카드·증권 간 협업 기반을 다지는 한편, 디지털은행과 전기이륜차 금융 등 현지 수요를 겨냥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고객 기반을 넓히고 건전성을 높이는 등 금융사별 공략 전략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KB금융도 인니 지주사 설립 속도=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도 인도네시아 현지 지주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금융지주회사 설립 계획을 승인받았다. KB금융 측은 “내년 2분기 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현지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도 현지 지주회사 설립을 준비하는 것은 현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특정 계열사에 부실이 발생했을 때 그룹 차원의 자본 지원으로 대응하고, 위험이 다른 계열사로 번지는 것을 관리해 금융소비자 피해를 줄이려는 취지에서다.
전환 방식은 별도 지주회사를 두거나 기존 금융사가 본업과 지주회사 역할을 겸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신한금융이 현지 은행이 은행업을 유지하면서 카드·증권법인을 자회사로 두는 방식을 택했고, KB금융은 기존 현지 IT법인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B금융은 기존 IT법인인 KB데이타시스템 인도네시아를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국민은행이 보유한 KB뱅크 인도네시아 지분 66.88%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전환이 완료되면 KB뱅크 인도네시아는 국민은행의 직접 자회사에서 현지 지주회사를 통한 간접 자회사로 바뀐다.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것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금융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8000만명의 세계 4위 인구대국이자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규모를 갖춘 시장이다. 한국 인구의 5배가 넘는 내수 기반에 신흥 중산층의 구매력까지 더해져 금융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인구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인 만큼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금융에 강점을 가진 국내 금융사들이 젊은 고객층을 확보할 기회도 풍부하다.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6억명이 넘는 아세안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오토바이 대출부터 디지털 저축까지=국내 금융사들은 현지 생활방식과 금융 수요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JB금융그룹은 오토바이 운전자를 겨냥한 금융사업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 이달 말 인공지능(AI) 기반 핀테크 기업 에이젠글로벌의 인도네시아 법인에 대한 지분투자를 마무리할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젠글로벌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지에서 오토바이 매입자금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에 내년 하반기엔 JB금융이 최근 인수한 현지 여신전문금융사 KB부코핀파이낸스와 에이젠글로벌의 협업을 통해 오토바이 운전자 대상 신용대출도 선보일 계획이다. JB금융 측은 “에이젠글로벌의 모빌리티 데이터에 JB우리캐피탈의 여신·위험관리 역량을 접목해 매입자금 대출에서 운전자 신용대출로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디지털은행에 모바일 뱅킹 경험을 전수하며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3년 10월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의 일환으로 슈퍼뱅크에 지분을 투자했다. 이후 2년여 만에 고객 7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6월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한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도 냈다.
모바일 뱅킹 운영 경험과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상품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선보인 ‘카르투 언퉁’은 출시 2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모았다. 고객이 5만루피아(약 5000원)를 저축하면 앱에서 매일 캐시백 경품을 뽑을 수 있는 상품이다. 저축에 재미와 보상을 결합한 방식으로 현지 고객 사이 입소문을 탔다.
카드사들도 결제·여신 역량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는 현지에서 총 7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점 직원 대부분이 영업을 담당하며 현지 영업망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출 심사기준을 고도화하고 우량고객 중심으로 거래를 확대하면서 연체율이 안정되고 충당금 부담도 감소세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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