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직접 보완수사…공소청 체제서 기소

공소청 개청 첫날인 2일 대구지방공소청 현관에 검찰 로고가 그대로 붙어 있는 가운데 공소청으로부터 서류를 받으러 온 경찰 호송차의 로고가 비치고 있다. 기사와 사진은 직접 관련 없음. [연합]
공소청 개청 첫날인 2일 대구지방공소청 현관에 검찰 로고가 그대로 붙어 있는 가운데 공소청으로부터 서류를 받으러 온 경찰 호송차의 로고가 비치고 있다. 기사와 사진은 직접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경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했던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3명이 검찰의 재수사 요청과 직접 보완수사를 거쳐 공소청 체제에서 전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가 불가능해진 가운데, 제도 개편 직전에 이뤄진 검찰의 보완수사를 토대로 공소청이 구속기소 처분을 한 사례로 남게 됐다.

대구지방공소청 포항지청 형사2부(부장 성기범)는 성폭력처벌법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회사원인 20대 남성 A씨, B씨, C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소청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0월 술에 취한 20대 여성 피해자를 집단으로 성폭행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세 사람은 서로 친구 사이로, 피해자는 A씨와 고등학교 동창이지만 나머지 2명과는 처음 만난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B씨 주거지에서 벌어졌다.

사건 당일 피해자의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올해 3월까지 수사를 진행한 끝에 B씨에게만 준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나머지 2명의 특수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사건 기록을 검토한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확보된 반면, 피의자들의 해명이 서로 일치하지 않거나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봤다. 이에 휴대전화 압수와 목격자 재조사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5월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서면·대면 협의를 통해 보완수사 방향을 논의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한 뒤 기존 결정을 뒤집고 지난달 1일 피의자 3명 전원을 특수준강간 혐의로 송치했다.

다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에도 나섰다. 범행 장소로 지목된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및 현장검증을 실시했고,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한 직후 지인과 통화한 내용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피의자들을 다시 조사해 혐의를 구체화했다고 공소청은 설명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자가 장기간 수사로 고통받은 사정 등을 고려해 피의자 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달 29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공소청 관계자는 “향후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권을 보장하고 2차 가해를 방지하는 한편,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피해자 지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정 형사소송법 등 법령 시행 이후에도 성폭력 피해자 보호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경찰과 협력하는 등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