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인천시정부 유치 때부터 예고된 파행
서울·인천 이원화 끝내 한계
정부 이전 방침에 송도 독립청사 구상도 좌초 위기
시민단체 반발·배준영 의원 책임론 제기
청사 확보에 쏟은 행정력·예산은 어디로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이 유치한 재외동포청이 출범 3년여 만에 세종시로의 이전이 공식화 되자,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유치 당시부터 제기됐던 ‘반쪽짜리 유치’ 논란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는 비판과 함께 유정복 민선 8기 인천시정부가 청사 확보와 운영 지원에 투입한 예산과 행정력을 사실상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재외동포청은 인천 송도에 자리 잡았지만, 외교부 등 주요 외교 행정기관과 분리된 운영 구조를 유지해왔다.
인천국제공항과 국제도시 송도를 앞세워 700만 재외동포 시대의 거점도시를 자처했던 인천의 구상이 중앙정부의 이전 방침 앞에서 흔들리면서 유치 성과의 실질적인 의미와 지방정부의 대응 능력을 둘러싼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14일 정부와 지역사회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13일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과 공무원 정원 9929명을 대상으로 2027년부터 단계적인 세종시 이전 추진을 공식화했다. 재외동포청은 내년 상반기 우선 이전 대상 기관 6곳에 포함됐다.
송도 독립청사 구상도 사실상 중대 기로에 놓여
정부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인천 송도에 자리 잡은 재외동포청은 세종으로 이전하게 된다. 따라서 인천시와 재외동포청이 추진해온 송도 독립청사 구상도 사실상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갑작스럽게 불거진 단순한 청사 입지 논란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재외동포청은 2023년 출범 당시 인천 유치가 확정됐지만, 외교부와의 업무 연계 및 접근성 문제 등으로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이원화 구조가 이어지면서 ‘반쪽 유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인천국제공항을 보유한 관문도시이자, 국제기구와 글로벌 기업이 집적된 송도국제도시라는 입지적 강점을 고려하면 재외동포청 유치는 인천의 국제도시 위상을 높일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됐다.
그러나 유치 이후 청사 운영과 업무 연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인천에 재외동포청을 둬야 할 당위성과 실질적인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우려했던 문제가 불과 3년여 만에 세종 이전이라는 형태로 불거진 셈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인천시가 재외동포청의 지역 정착을 위해 추진해온 청사 확보 노력이 정부의 이전 계획과 충돌하게 됐다는 점이다.
수년 간 쏟아 낸 예산은 허공으로
재외동포청은 2023년 6월부터 송도 부영송도타워 일부 층을 임차해 청사로 사용해왔다. 이후 비싼 임대료 부담과 공간 부족, 보안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독립청사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고 인천시도 새로운 청사 후보지를 검토하는 등 인천 잔류를 전제로 한 대안을 모색해왔다.
실제 인천시는 남동구 인천도시공사(iH) 청사와 옛 중구청사, 서해구 루원복합청사 등 공공시설을 후보지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동포청 역시 안정적인 공공청사 확보를 요구하며 그동안 인천시와 협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민선 9기 출범 후 정부의 세종 이전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같은 논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인천시가 청사 이전을 위한 후보지 검토와 관계기관 협의에 행정력을 투입했지만, 정작 중앙정부 차원의 이전 방침을 막거나 사전에 조율하지 못했다면 정책 대응의 실효성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역사회 반발에도 유치 당시 장밋빛 전망 결국 현실로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재외동포청의 인천 잔류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인천 유치의 성과를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도 이날 관련 기자회견에 나서 세종 이전 문제를 둘러싼 지역 정치권의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중앙행정기관 하나가 인천을 떠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시가 재외동포청 유치를 통해 기대했던 국제도시 브랜드 가치와 관련 산업 파급효과, 재외동포 교류 확대 등 지역 발전 효과가 얼마나 실현됐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사 유치와 운영을 위해 투입된 예산의 실효성은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선 9기 시정부,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유치 추진
이와 관련 박찬대 인천시장은 재외동포청의 세종 이전을 행정중심복합도시 완성을 위한 정부의 큰 방향으로 설명하면서 인천에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를 유치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외동포청은 세종으로 이전하더라도 재외동포들이 인천을 찾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외동포청 유치는 인천이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추진된 사업이었다.
하지만 유치 이후 청사 운영 이원화 등 반쪽 운영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데 이어 세종 이전 계획까지 나오면서, 유치 당시의 장밋빛 전망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직 공무원 관계자는 “재외동포청은 인천 유치 당시부터 제기됐던 ‘반쪽짜리’ 우려라는 논란으로 운영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이미 예견된 일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수년 간 투입된 예산마저 허공으로 날리게 될 판”이라고 말했다.
재외동포청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세종 중심 국정운영 강화는 현 정부 주요 국정과제로 전 부처가 공유하고 있는 사항이고 이번 발표는 국무회의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뤄진 결과”라며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흫 거쳐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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