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로 국채 발행 축소·재정여력 확충
EBRD·CABEI와 AI 협력거점 설립 추진
美·스위스·사우디·폴란드와 경제협력 논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이 고령화와 중동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성장과 재정건전성, 대외 관련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며 국가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1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계기로 무디스·피치·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총괄과 잇따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면담에서 반도체 수출 호황과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성장세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시드(Seed) 육성,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양극화 완화를 제시했다. 정부가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3대 핵심 사회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세대·자산·소득·지역 등 여러 분야의 양극화 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K-뉴딜 아카데미’ 등 관련 정책을 소개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과 미래대응기금 등 추가세수 활용 방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재경부는 전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대규모 여유 재원을 축적하고 향후 경제 여건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올해 초과세수를 국고채 발행 물량 축소에 활용하는 등 국채시장 안정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증권예탁결제기구인 유로클리어의 발레리 위흐뱅 최고경영자(CEO)와도 면담했다.
이 부총리는 유로클리어가 2024년 6월 한국예탁결제원에 국채통합계좌를 개설해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지원한 데 사의를 표했고, 유로클리어 측은 한국을 자본시장 개방과 선진화의 모범 사례로 평가했다. 양측은 국고채 담보 활용 확대와 원화 거래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부총리는 오딜 르노-바소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 히셀라 산체스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총재와 각각 만나 한국 내 AI 협력거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의 기술력과 다자개발은행의 개발협력 역량을 결합해 개발도상국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글로벌 AI 허브를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EBRD와는 AI 협력사업 발굴뿐 아니라 에너지·원전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르노-바소 총재는 원전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소형모듈원전(SMR)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부총리는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경험이 EBRD의 에너지·원전 사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했다.
CABEI와는 AI·디지털전환센터 설치를 위한 MOU와 한국사무소 설립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사무소 설립협정은 기존에 운영 중인 사무소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중미 지역과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재경부는 밝혔다.
이 밖에도 이 부총리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면담한 아시아개발은행(ADB), EBRD, CABEI 등 3개 다자개발은행에 우수한 한국 인력의 진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요국과의 양자 경제협력 논의도 이어졌다. 이 부총리는 한미 재무·통화당국 간 2+2 면담 직후 프란시스 브룩 미국 재무부 부장관과 만나 한미 경제·금융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양국 재무당국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언급했다.
기 파믈랭 스위스 대통령과는 AI·연구개발(R&D)·바이오 등 첨단 혁신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스위스 측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경제 관계의 안정적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압둘라 알-자단 재무장관과는 에너지·방산·인프라·국부펀드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전략산업과 해외 공급망 기업 투자를 위한 전략형 국부펀드 신설 계획을 소개하고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운용 경험과 노하우 공유를 요청했다.
안제이 도만스키 폴란드 재무장관과는 방산 협력 확대와 주요 20개국(G20) 차원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한국과 폴란드가 대규모 방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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