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체 행사서 기습 주먹질…상대 입술 찢어져
지난해 브레이킹다운선 뺨 맞고 실신·뇌출혈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격투기 대회의 흥행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기 전 신경전이 또다시 폭행과 부상으로 이어졌다. 일본에서 계체 행사 도중 선수가 상대의 얼굴을 가격해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기 전 도발의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격투기 대회 ‘넉아웃(KNOCK OUT69)’의 공식 계체 행사에서 야마구치 유마(31)가 상대 선수 히로키(29·이상 일본)의 얼굴을 때렸다.
두 선수는 계체를 마친 뒤 서로 마주 보는 페이스오프에서 이마가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서며 신경전을 벌였다. 히로키가 야마구치의 가슴을 밀치자 야마구치는 왼손으로 뺨을 때린 데 이어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얼굴에 꽂았다. 히로키는 아랫입술이 찢어져 피를 흘렸고, 관계자들이 급히 뛰어들어 두 선수를 떼어놓았다.
주최 측은 경기 취소까지 검토했으나 히로키 측이 출전을 강하게 희망하면서 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야마구치에게 경기 시작 전 2점 감점과 대전료 일부 몰수 처분을 내렸다. 야마구치가 승리하거나 무승부가 나오면 경기 결과를 무효로 처리하는 특별 규정도 적용했다.
결국 23일 열린 경기는 2라운드 도중 우발적인 머리 충돌로 중단됐고, 히로키가 부상 판정승을 거뒀다. 심판 3명 모두 히로키의 우세를 인정했다.
격투기에서는 경기 전 기자회견이나 계체 행사에서 상대를 도발하는 행위를 흔히 볼 수 있다. 영어로 ‘프리파이트 앤틱스(pre-fight antics)’라고 부르는 이런 행동은 상대의 심리를 흔드는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흥행 수단으로 활용된다.
해외 유명 격투기 단체뿐 아니라 국내 대회에서도 거친 설전과 페이스오프가 홍보 영상의 주요 장면으로 등장한다. 주최 측은 선수들을 가까이 마주 세우고, 선수들은 욕설이나 위협적인 몸짓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서로 밀치거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리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러나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의 얼굴에 강한 주먹을 적중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선수가 다친다면 흥행을 위한 도발이 오히려 경기의 공정성과 선수 안전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격투기 이벤트 ‘브레이킹다운 18’의 대회 전날 공개 행사에서 에구치 히비키(일본)가 상대 선수 류(일본)의 뺨을 기습적으로 때렸다. 류는 그대로 뒤로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고, 의식을 잃었다.
이후 류는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두 선수의 경기는 취소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에구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격투기 은퇴 의사를 밝혔다.
격투기에서 도발과 신경전은 흥행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연출과 실제 폭력 사이의 경계가 무너질 경우, 그 대가는 선수의 부상과 관전 가치상 손해로 돌아온다. 주최 측에도 경기 전 행사에서 선수의 안전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yjc@heraldcorp.com
![“협연자가 다쳤습니다”…위기의 순간, 오케스트라는 누구에게 전화할까? [백스테이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4/news-p.v1.20260520.49d11745c1ce4d41aa339675ab78c59d_T1.jpg?type=h&h=240)
![수지·분당 거쳐 반포 자가 20대 부부, 부모찬스 1.5억…나머지는 어떻게? [월급 모아 반포까지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4/news-p.v1.20260802.89fcfaf00b734702afbf28a2d721e32b_T1.jpg?type=h&h=240)
![[美중간선거 10문10답] 공화 텃밭도 요동…트럼프 31% 최악 지지율 상·하원 뒤집힐까 [딥스폿]](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4/rcv.YNA.20261021.PRU202610211792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