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9개국 15개 기관 참여 첨단 로봇 공동연구 합류
- 소프트 그리퍼·비전 AI 개발, 스마트팜·제조·돌봄 활용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1000만 유로(약 15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유럽의 대형 첨단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사람의 손처럼 부드럽게 물체를 잡는 로봇 기술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유럽 산업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지능·인터랙션연구센터 송가혜·류강현 박사 연구팀이 유럽연합(EU)의 대표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첨단 로봇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핀란드 탐페레대학교가 주관하며 한국을 비롯해 네덜란드, 이탈리아, 영국, 에스토니아, 덴마크, 독일, 포르투갈 등 9개국 15개 대학·연구기관·기업이 참여한다. 전체 연구비는 1000만 유로 이상으로, KIST는 유일한 비유럽권 참여기관이다.
특히 KIST는 단순한 공동연구 참여를 넘어 로봇의 손과 눈에 해당하는 핵심기술 개발을 맡는다. EU로부터 연구비를 직접 지원받아 3년 6개월간 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부드러운 소재와 유연한 구조로 물체를 잡는 ‘소프트 그리퍼’와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비전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정해진 위치에서 일정한 형태의 물체를 반복적으로 다루는 데 특화돼 있다. 반면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물체를 잡거나 주변 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작업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이 물체의 형태와 상태를 스스로 파악하고, 이에 맞춰 잡는 방식과 힘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에서는 무른 과일을 손상 없이 수확하고, 제조 현장에서는 모양이 다른 부품을 구분해 정확하게 집어 옮길 수 있다. 돌봄 현장에서는 사람의 일상생활을 돕는 로봇에도 활용할 수 있다.
KIST는 소프트 그리퍼와 비전 AI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실제 작업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향후 물속이나 고온·고압 환경 등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유지보수 작업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이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으로 참여하면서 국내 연구기관이 유럽의 첨단 연구개발 네트워크에 진입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KIST는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유럽 연구기관 및 기업과 기술협력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 기술이전과 사업화 가능성도 모색할 방침이다. 특히 제조·돌봄·농업 분야의 임무중심 연구와 연계해 국내 로봇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송가혜 박사는 “유럽 연구기관·기업과 꾸준히 쌓아온 기술 교류와 신뢰가 이번 대형 국제공동연구 참여로 이어졌다”며 “KIST의 소프트 그리퍼와 비전 AI 기술을 유럽 연구진과 함께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고, 후속 공동연구까지 이어지는 지속적인 글로벌 연구협력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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