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허문 조직문화 빠른 실행 강점
실거래 계좌 195%↑…리테일 성장
우리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 강점
“고객 10만명을 모으는 것보다 우리투자증권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고객 5만명이 더 중요합니다.”
김진혁 우리투자증권 리테일성장실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사옥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대형 증권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선점한 리테일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만큼 단순한 고객 수 확대보다 실제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월 리테일성장실을 신설하고 핀테크 기업의 업무 방식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르고,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이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김 실장은 “회의에서 아무도 의견을 내지 않고 지시만 기다리는 상황을 가장 경계했다”고 말했다.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출시한 ‘복 나눠요’ 이벤트에서는 아이디어를 낸 김아정 대리가 프로젝트를 이끌고 차장과 부장 등 선배 직원들이 지원했다. 기획부터 출시까지 걸린 기간은 약 일주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복주머니를 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무작위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첫 달 약 2만4000명이 참여했다. 김 대리는 “전 직장에서는 부장이나 차장과 회의할 때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직급을 고려하지 않고 수평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고객에게 기존 증권사와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체결한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와의 공식 스폰서십이 대표적이다. 회사 측은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을 계기로 국내 팬층 확대를 기대하는 라리가와 리테일 시장에 새롭게 진입해 고객 확보에 나선 우리투자증권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2월에는 고객 10명에게 현지 경기 관람과 선수와의 만남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리테일 고객 지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3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의 전체 고객 수는 지난해 3월 말 65만명에서 올해 9월 말 79만명으로 약 22% 늘었다. 같은 기간 실거래 계좌 수는 195%,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0%, 고객자산은 62% 증가했다. MTS 이용 고객도 지난해 9월 말 44만8000명에서 올해 9월 말 57만9000명으로 29% 늘었다. 전체 고객 중 20~40대 비중은 약 60%다.
우리투자증권이 핀테크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내세우는 강점은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과의 협력 기반이다.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 앱에서는 증권 계좌 개설부터 주식 거래까지 가능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 고객의 약 3분의 1이 은행 앱을 통해 유입됐다.
내년에도 우리투자증권은 신규 서비스를 본격 선보인다. 내년 중 자체 원장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외부 기관의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파생상품 등 거래 상품도 확대할 예정이다. 토큰증권(STO) 거래 서비스 도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산관리(WM) 특화 점포와 은행·WM 복합점포 신설도 추진한다.
성세제 우리투자증권 리테일성장실 부장은 “라리가 스폰서십처럼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된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의사결정이 빠른 조직문화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송하준 기자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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