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돼 담도암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민물고기에 있는 기생충이 입을 통해 몸속에 들어와 담관에 장기간 기생하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창원한마음병원 소화기내과 황준성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절대 먹어선 안 되는 음식으로 ‘민물고기’를 꼽았다.
황 교수는 “섭취를 지양하는 정도가 아니라 절대 안 된다. 민물고기에는 디스토마라는 기생충이 살고 있다”며 “기생충이 우리 체내로 들어오면 담석도 일으키고 담도암도 일으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 한 번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출될 수 있다”며 “과거에 앓았던 디스토마도 담도암의 위험인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실 앞에 ‘NO 향어회’라고 써놓고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간디스토마’라고도 불리는 간흡충은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 식습관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민물고기 속 유충이 사람의 입을 통해 들어오면서 감염을 일으킨다. 잉어와 붕어, 참붕어 등 잉어과 민물고기가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
간흡충 유충이 체내로 들어와 담도에 자리를 잡으면 수년간 기생하면서 담도벽을 자극하고 만증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담도암 발생 위험도 커진다.
황 교수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기생충 감염 사례를 자주 접한다고도 했다. 그는 “기생충을 담도에서 꺼내는 경우도 있다”며 “다른 지역은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까인데 창원 지역에서는 너무 자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담도암 유병률이 전국에서 이 낙동강 하구쪽이 가장 높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낙동강 인근 지역에서는 담낭암과 담도암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 바 있다. 2016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시·군·구별 암 발생통계 및 발생지도’에 따르면 남성의 담낭암·기타 담도암 발생률은 1999~2003년 부산 강서구에서 인구 10만명당 19.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같은 암의 여성 발생률도 2004~2013년 부산 강서구가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경남 함안군·밀양시·창녕군과 전북 순창군 등에서도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 질병관리본부가 낙동강·섬진강 등 기생충 감염 고위험지역 주민 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장내 기생충 감염률은 평균 5.3%였으며 낙동강 인근 주민은 7.4%로 가장 높았다.
보건당국은 낙동강 유역의 높은 간흡충 감염률이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 식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간흡충 감염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민물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민물고기를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절임 방식으로 가공하더라도 감염력이 있는 기생충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조리 과정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민물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를 다른 식재료에 그대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조리도구를 분리해 사용하고, 사용한 도구는 끓는 물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민물회를 먹은 경험이 있다면 증상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간흡충 감염은 대변에서 기생충 알을 확인하는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감염이 확인되면 구충제인 프라지콴텔로 치료한다. 장기간 감염으로 담관이 손상되면 기생충을 제거한 뒤에도 손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bb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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