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가죽·전동 도어…고급감 눈길

선명한 HUD·자동 차선 변경 인상적

비즈니스석 같은 넉넉한 2열 공간

냉온장고·서랍 등 편의사양 풍성

승차감·정숙성은 아쉬움

지난 27일 경기 가평 아난티 코드에서 촬영한 지커 7X.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스타게이트 라이트와 매끄러운 차체 라인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준다. [정경수 기자]
지난 27일 경기 가평 아난티 코드에서 촬영한 지커 7X.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스타게이트 라이트와 매끄러운 차체 라인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준다.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자동차에 스마트폰의 첨단 기술을 집어넣고, 고급차의 안락함까지 더하면 어떤 모습일까. 지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버튼 하나부터 실내 소재, 뒷좌석 수납공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화려한 첨단 기능을 빼더라도 고급감만큼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의 아난티 코드까지 약 50㎞ 구간에서 지커 7X를 직접 운전했다. 도심과 고속도로, 굽이진 국도 등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코스였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울트라(Ultra) 트림으로, 사륜구동 시스템과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이다.

지커는 2021년 출범한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모델이 바로 7X다.

지커 7X의 2열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와 실내 모습. 넓게 펼쳐진 유리 천장이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하며, 오렌지색 가죽 시트와 부드러운 내장재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의 2열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와 실내 모습. 넓게 펼쳐진 유리 천장이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하며, 오렌지색 가죽 시트와 부드러운 내장재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정경수 기자]

“버튼 하나까지 고급스럽다”…실내 곳곳에 스며든 프리미엄 감성

차량에 다가가자 전동 도어가 부드럽게 열리며 탑승객을 맞이했다. 주변에 장애물이 있으면 문이 더 이상 열리지 않도록 제어하는 세심함도 돋보였다.

실내에 들어서자 기대 이상의 고급감이 느껴졌다. 시트부터 손이 닿는 곳곳까지 가죽 소재로 마감했고, 버튼 하나하나의 조작감에서도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였다. 천장과 필러까지 부드러운 소재로 감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했다.

특히, 넓게 펼쳐진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했다. 전동 선셰이드를 열면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닫으면 아늑한 실내로 바뀌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지커 7X의 측면 모습. 전장 4800㎜, 휠베이스 2900㎜의 차체에 완만하게 낮아지는 루프라인을 적용해 SUV 특유의 넉넉한 공간과 날렵한 디자인을 동시에 추구했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의 측면 모습. 전장 4800㎜, 휠베이스 2900㎜의 차체에 완만하게 낮아지는 루프라인을 적용해 SUV 특유의 넉넉한 공간과 날렵한 디자인을 동시에 추구했다. [정경수 기자]

외관도 세련됐다. 전면부의 수평형 조명과 매끄러운 차체 라인이 조화를 이뤘다. 1831개의 LED로 다양한 조명 패턴을 구현하는 스타게이트 라이트는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더했다.

운전석에서 가장 감탄한 것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였다. 지금까지 시승한 차량 가운데 손에 꼽을 만큼 선명하고 직관적이었다. 36인치 증강현실 HUD는 주행 정보를 큼직하고 명확하게 보여줘 운전 중에도 한눈에 알아보기 편했다.

디지털 계기판에는 주변 차량과 신호등이 표시됐고, 차로 변경 시 주변 카메라 화면이 자동으로 나타났다. 16인치 중앙 터치스크린도 반응이 빨라 다양한 기능을 매끄럽게 조작할 수 있다.

지커 7X의 2열 시트 아래 마련된 서랍형 수납공간(왼쪽)과 앞좌석 동승석을 앞으로 밀어 뒷좌석에서 다리를 쭉 뻗은 모습. 성인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의 2열 시트 아래 마련된 서랍형 수납공간(왼쪽)과 앞좌석 동승석을 앞으로 밀어 뒷좌석에서 다리를 쭉 뻗은 모습. 성인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정경수 기자]

“2열은 비즈니스석 수준”…가족 위한 편의사양에 감탄

7X는 전장 4800㎜, 휠베이스 2900㎜의 중형 SUV지만 2열 공간은 한 체급 위 차량처럼 넉넉했다. 특히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인 SUV와 달리 등받이가 훨씬 깊숙이 젖혀져 항공기 비즈니스석처럼 편안하게 몸을 기댈 수 있다.

2열에서 앞좌석 동승석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동승석을 최대한 앞으로 밀자 키 170㎝가 넘는 성인 남성도 다리를 쭉 뻗어 앞좌석 등받이에 발을 올려놓고 쉴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웠다.

작은 수납공간에서도 이런 배려가 느껴졌다. 2열 시트 아래에는 서랍 형태의 수납공간이 두 개 마련돼 있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작은 물건이나 여행용품 등을 넣어두기 유용해 보였다. 그 외 실내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만 총 32개에 달했다. 영하 6도부터 영상 50도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5.3리터 냉온장고도 갖췄다.

지커 7X의 16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360도 서라운드 뷰 화면. 차량 주변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과 전방 카메라 영상을 동시에 보여줘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주변 장애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의 16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360도 서라운드 뷰 화면. 차량 주변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과 전방 카메라 영상을 동시에 보여줘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주변 장애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뒷좌석을 비추는 카메라도 눈길을 끈다. 네 살 아이를 둔 기자로서 처음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기능으로 다가왔다. 중앙 디스플레이에 뒷좌석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났지만, 평소 룸미러로 아이를 확인하는 데 익숙해서인지 기대만큼 큰 장점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특히 운전석 헤드레스트에 별도 스피커가 마련된 점이 독특했다.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을 운전자에게만 들리도록 설정할 수 있어 뒷좌석 탑승객은 음악이나 대화에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2열 창문은 약 3분의 2까지만 내려갔고, 뒷좌석에는 열선만 제공돼 앞좌석의 통풍·마사지 기능과 차이가 있다.

지커 7X의 앞좌석 센터콘솔 아래에 마련된 냉온장고를 여는 모습. 5.3리터 용량으로, 영하 6도부터 영상 50도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음료 등을 차갑거나 따뜻하게 보관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의 앞좌석 센터콘솔 아래에 마련된 냉온장고를 여는 모습. 5.3리터 용량으로, 영하 6도부터 영상 50도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음료 등을 차갑거나 따뜻하게 보관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강력한 가속…승차감은 예상보다 단단

본격적으로 도로에 나서자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났다. 울트라 트림은 최고출력 645마력, 최대토크 72.4㎏·m를 발휘하는 사륜구동 모델로, 제로백은 3.9초에 불과하다. 가속페달을 밟자 뒤에서 강하게 밀어주는 듯한 힘이 느껴졌다. 덩치 큰 SUV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가속 반응이 즉각적이다.

승차감은 예상보다 단단했다. 울트라 트림에는 가변 제어 댐핑(CCD)과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됐지만, 고속도로에서는 노면의 잔진동이 제법 선명하게 전달됐다. 일부 구간에서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배까지 울릴 정도였다. 푹신한 고급 세단보다는 탄탄하게 조율된 고성능 SUV에 가까운 승차감이다.

회생제동도 다소 거친 승차감에 영향을 미쳤다. 표준과 강함 두 가지 설정 중 표준 모드에서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감속감이 뚜렷했다.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나아가기보다는 차가 빠르게 속도를 줄이는 느낌이었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맞물려 승차감의 아쉬움을 키웠다.

정숙성도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조용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타이어와 노면 소음이 실내로 제법 올라왔다. 실내의 고급스러운 마감과 비교하면 주행 중 소음·진동을 억제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지커 7X의 디지털 계기판에 전방 차량과 적색 신호등이 표시된 모습. 실제 도로 상황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주변 차량의 위치와 신호등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의 디지털 계기판에 전방 차량과 적색 신호등이 표시된 모습. 실제 도로 상황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주변 차량의 위치와 신호등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차선 변경도 스스로…첨단 주행보조는 신중한 성격

운전자 보조 기능은 국내 도로에서도 상당한 수준을 보여줬다. 7X에는 7개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3개의 레이더를 기반으로 하는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 시스템이 탑재됐다.

차선 중앙 유지 보조(LCC)를 활성화하자 차량은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스스로 조향을 보조했다. 자동 차선 변경 보조(ALC)는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옆 차로에 차량이 있거나 앞뒤 간격이 충분하지 않으면 차선 변경을 취소했다. 특히 한 차례 실패하면 상황이 좋아져도 다시 시도하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풍부한 디지털 기능과 달리 음성인식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하이 지커’라고 호출해 창문이나 통풍시트 등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지만, 명령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날씨 등 외부 정보를 검색하는 기능은 불가했다.

지커 7X가 자동주차 기능을 이용해 운전자 조작 없이 스스로 주차 공간에 진입하는 모습. 차량이 주변 장애물과 주차선을 인식하며 속도와 조향을 자동으로 제어해 주차를 완료한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가 자동주차 기능을 이용해 운전자 조작 없이 스스로 주차 공간에 진입하는 모습. 차량이 주변 장애물과 주차선을 인식하며 속도와 조향을 자동으로 제어해 주차를 완료한다. [정경수 기자]

상품성 높지만 완성도는 숙제

7X는 지리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주행 질감은 부드럽고 안락한 볼보보다는 단단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향을 지닌 폴스타에 더 가까웠다.

국내 판매 트림은 프로, 맥스, 울트라 등 세 가지다. 가격은 각각 5299만원, 5999만원, 6999만원으로 책정됐다.

지커 7X의 운전석 모습. 오렌지색 가죽으로 마감한 실내에 디지털 계기판과 16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을 배치했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차량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지커 7X의 운전석 모습. 오렌지색 가죽으로 마감한 실내에 디지털 계기판과 16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을 배치했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차량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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