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불법 리딩방에 지인 2명 인력소개

1심 무죄…2심서 징역 1년 6개월로 뒤집혀

“약속한 인센티브 받지 못했다” 주장했지만

法 “범죄 성립에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캄보디아 불법 주식 리딩방 인력으로 지인 2명을 소개한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이 남성은 자신이 리딩방의 불법성을 알지 못했고, 대가로 약속받은 인센티브도 지급받지 못했다는 사정을 호소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행을 인식하면서 실행을 쉽게 해줬다면 금전적 이익을 얻지 못했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3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범죄단체가입·활동, 사기 방조,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1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진술의 신빙성 판단,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방조범의 고의,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이유불비, 판단누락, 죄형법정주의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24년 캄보디아에서 불법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는 조직의 한국 총괄에게 지인 2명을 소개해 범행을 도운 혐의로 같은 해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인들의 채용 관련 질문과 총괄의 답변을 전달하고, 텔레그램 대화방을 연결하거나 캄보디아행 항공권 구매에 필요한 여권 사진을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해당 조직은 해외 유명 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접근했다. 이후 가짜 투자 사이트에 가입시켜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 실제 주식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수익금을 출금하려 하면 세금이나 수수료 등을 요구해 추가로 돈을 받아냈다. 범행의 피해자는 30명, 피해액은 약 24억1347만원으로 조사됐다.

검찰(현 공소청)은 당초 A씨가 범죄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고 조직원들과 공모해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범행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1심은 지난해 2월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2심에서 A씨의 기존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사기 방조와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조직원들과 함께 범행했다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범행을 도운 책임은 물어달라는 취지였다.

2심 역시 A씨가 범죄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거나 공동정범으로 범행을 실행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캄보디아에 간 적이 없고, 일회성으로 지인 2명을 소개했을 뿐 추가로 인력을 모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사기 방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한국 총괄이 A씨에게 불법 주식 리딩방에 관해 설명했다고 증언한 점 등을 토대로, A씨가 지인들을 소개하면 사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심은 올해 6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조직에 들어간 지인들의 영업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약속받았지만 실제로 이를 지급받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인센티브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사유는 범죄의 성립에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범행을 알고 인력을 연결해 실행을 쉽게 해준 이상, 실제 보수를 받지 않았더라도 방조 혐의는 인정된다는 취지다. 아울러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30명에 이르고 피해액이 24억원을 넘는 점 등을 불리한 사정으로 봤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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