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스테이블코인 레버리지 투자 영향 연구발주
잠재적인 레버리지 위험노출 지표 구축 목표
최근 2년 반새 무기한선물 중심 거래소 2.4조 투자
지난해 2분기 스테이블코인 해외 순출고액 2.2조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최근 2년 반 동안 국내서 탈중앙화거래소(DEX) 3곳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해외 무기한선물(Perpetual Futures·퍼프) 등에 2조4000억원 규모가 투자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 고(高)레버리지 투자 관련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6월 25일자 19면 스테이블코인으로 스페이스X·오픈AI 선물투자, 괜찮을까 참조>
국내 투자자들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해외로 옮겨 파생상품 거래에 활용하는 흐름이 확대되면서 투자 규모와 위험의 전이 경로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한은, 코인發 레버리지·환율 위험 추적=3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남준 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한은 외부연구용역 목록에 따르면, 한은 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해외 가상화폐 레버리지 투자가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발주했다. 연구기간은 4월 13일부터 10월 31일까지다. 정책 참고 자료로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연구는 국내외 거래소 간 스테이블코인의 블록체인상 유출입 자료와 해외 거래소의 레버리지·파생상품 정보, 단기자금·외환시장 지표를 결합해 잠재적인 레버리지 위험노출 지표를 구축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레버리지 투자 규모와 전이 경로를 식별하고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한은 금융결제국도 지난 7월 스테이블코인에 따른 자본유출 위험과 환율 변동성 확대를 다루는 별도 연구용역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자산 보유 유인을 높이고 자본유출과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경로를 분석하는 과제다. 해외로 이동하는 자금뿐 아니라 이를 통해 확대되는 투자 위험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까지 점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 향하는 국내 자금=한은이 이 같은 위험 점검에 나선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해외 고레버리지 투자에 접근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실제 민간 분석에서도 국내 투자자로 추정되는 지갑의 해외 파생상품 거래가 상당한 규모로 포착됐다. 웹3 리서치 기업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투자자로 식별된 지갑이 하이퍼리퀴드·라이터 등 탈중앙화거래소(DEX) 3곳에 입금한 금액은 누적 2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거래소는 만기가 없는 무기한선물 중심의 레버리지 거래가 활발해 국내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파생상품 수요를 흡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7월 한 달간 하이퍼리퀴드에서 거래한 국내 추정 지갑 약 1200개의 명목 거래대금은 7조4000억원에 달했다.
거래 대상도 가상자산을 넘어 SK하이닉스·삼성전자 주가와 원유 가격 등 전통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으로 확대됐다.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하면서 정규 거래시간 밖에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한 국내 투자자 추정 지갑은 지난 7월 약 10억원을 증거금으로 SK하이닉스 기반 무기한선물에 10배 레버리지 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사례도 있다.
▶순유출 강도도 상승=심지어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위축되는 흐름과 달리 해외 순유출 비중은 오히려 높아지는 실정이다. 타이거리서치가 분기별 해외 순유출액을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3대 거래소의 현물 거래대금으로 나눈 ‘순유출 강도’는 지난해 4분기 -0.5%에서 올해 2분기 0.6%로 상승했다.
국내 거래대금 대비 자금 흐름이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선물 투자 방법이 확산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자국 시장을 떠날 유인은 더 커진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선 최근 가상자산 과세 논의가 해외 거래소로의 이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물 거래만 가능한 국내 거래소를 벗어나 다양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는 수요에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유인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거래소로 향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이동은 한은의 기존 분석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발간된 스테이블코인 백서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국내외 거래소 간 달러 스테이블코인 출고액은 약 14조9000억원, 입고액은 약 12조7000억원으로 순출고액은 약 2조2000억원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해외 거래소로 옮겨 파생상품 거래와 탈중앙화금융(DeFi) 서비스, 국내외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등에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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