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검찰의 세 번째 칼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5일 새벽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관련 혐의에 관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끝으로 2013년 4월 검찰을 떠난 우 전 수석은 4년 8개월 만에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앞서 두 차례나 구속을 면해 ‘법꾸라지’로 불렸던 우 전 수석은 돌고돌아 자신을 처음 위기로 몰아 넣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사찰한 혐의에 발목이 잡혔다.
이 전 감찰관은 지난해 8월 우 전 수석을 개인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인물이다.
우 전 수석은 국정원을 동원해 이 전 감찰관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의 동향을 불법 수집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민정수석의 권한을 남용해 정부에 비판적인 과학기술계 단체 회원들과 진보 교육감 등을 가려내는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번에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하는 강수를 둔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그동안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수사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왔다.
특히 증거인멸 가능성을 가장 크게 우려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원도 이 점을 인정해 삼세번 만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동안 우 전 수석을 겨냥해 칼을 빼들었다가 번번이 쓴맛을 봤던 검찰로선 ‘우병우 수사’ 1년 4개월 만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게 될 전망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 달 29일 네 번째 소환 당시 한숨을 길게 내쉬며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착잡함 심경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의 ‘숙명’은 결국 추가 기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올해 4월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우 전 수석을 비롯해 관련자들을 상대로 계속 보강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전날 “최고 권력자인 민정수석이 국민을 불법 사찰했다면 그 사안이 가볍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음주운전도 세 번하면 구속되는 마당인데 공동체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한남용은 엄중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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