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의 U-20 월드컵 4강진출

-사상 최초 결승진출로 이어져

-‘U-20 대표팀 병역면제 주자’ 주장도

-과거 선례 볼 때 시행령 개정 이뤄져야

-국민적 공감대 형성되면 외면못해

[김수한의 리썰웨펀]U-20 대표팀, BTS의 ‘병역면제’ 위해 필요한 것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대표팀의 병역 미필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연 현실성은 있을까.

현재 국가대표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으려면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

지난해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야구 대표팀에게는 비난이 쏟아졌다. 출전국이 몇 팀 되지 않았고, 출전한 선수들은 프로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였다는 점에서 프로야구 올스타로 구성한 우리 팀의 금메달이 환영받지 못한 것.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U-20 축구 대표팀은 예상을 깨고 결승전까지 올랐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02년 월드컵 4강이 최고의 성적이다. 여자 대표팀은 U-17 월드컵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U-20 대표팀에게 병역 혜택을 주자는 글들이 올라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져 월드컵 4강 멤버들은 실제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회 때도 한국이 4강에 오르자 이들에게 병역 혜택이 주어졌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2002년 6월 14일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전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사상 처음 16강에 오르자 같은 달 병역법시행령에 ‘월드컵 16강 이상’을 병역 혜택 대상으로 추가했다.

2006년 3월에는 WBC 야구 대표팀이 4강으로 대회를 마치자 그해 9월 병역 혜택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과 WBC 대회 후 해당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준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수많은 스포츠 종목을 외면한 채 축구와 야구만 우대하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지적에 따라 2008년 1월 1일부로 월드컵 조항과 WBC 조항을 폐지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당국도 이번 U-20 대표팀 병역 혜택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현행 법령상 예술 및 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는 체육대회에 U-20 월드컵은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병역특례 인정 문제는 병역의무의 형평성, 정책의 신뢰성 및 국민적 공감대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으로 현재 U-20 축구 대표팀에 대한 병역특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마침 정부는 지난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금메달에 대한 논란이 커진 것을 계기로 예술 및 체육분야 특기자 병역 혜택 제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가 머리를 맞대고 예술 및 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의 존폐를 비롯한 개선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는 8월 이전에 이와 관련 공청회 등을 열어 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런 시점에 U-20 대표팀의 선전으로 국면 변화의 여지가 생긴 셈이다. 정부당국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해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방탄소년단(BTS)에 대해서도 ‘국위 선양 측면에서 병역 특례혜택을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도 하다.

병역법시행령(제68조)은 예술 및 체육 특례 대상을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대회만 해당) 1위 입상, 올림픽대회 3위 이상(실제 출전 선수만 해당),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실제 출전 선수만해당)으로 한정하고 있다.

병역특례자가 되면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34개월을 종사하면 된다. 이 기간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다만, 국외 활동 선수는 국외 봉사는 272시간만 인정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