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프리카TV 매출 1966억원
별풍선 등 기부경제 선물이 1599억원…전체의 81.3%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1인 방송 대표 플랫폼 '아프리카TV' 매출의 81.3%가 별풍선 등 유료 선물 아이템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다수가 시청자의 유료아이템 결제에 의존하는 형국이다. '별풍선 없이는 아프리카TV도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1년에 아프리카TV에서 오가는 별풍선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과도한 유료아이템 결제에 정부까지 규제화를 위해 칼을 뽑아든 상황이다.
22일 아프리카TV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TV 연결 기준 매출 1966억원 중 81.3%에 달하는 1599억원이 플랫폼 매출이었다.
플랫폼 매출이란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뜻하는 말로, ▷별풍선·구독 등의 기부경제선물과 ▷퀵뷰, 애드벌룬 등 기능성 아이템으로 구성돼있다. '별풍선'은 BJ에게 후원하는 서비스, '퀵뷰'는 방송 입장 시 동영상 광고 없이 바로 방송 시청이 가능한 유료 아이템이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별풍선 등 유료아이템 결제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5%포인트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9년 아프리카TV의 플랫폼 매출은 1285억원으로, 전체 매출(1678억 6900만원)의 76.5%를 차지했다.
반면 광고 매출 비중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아프리카TV 광고매출은 3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 아프리카TV 광고매출은 29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한바 있다.
아프리카TV는 시청자가 BJ에 선물하는 별풍선의 약 20~40% 가량을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1년에 아프리카TV에서 오고가는 별풍선은 어림잡아 3000~4000억원 정도다.
별풍선 통계 사이트 '풍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아프리카TV에서 선물된 별풍선 규모는 4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아프리카TV 매출은 1966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광고 매출 및 별풍선·구독 등 유료아이템 실결제이용자수(PU)가 증가한 영향이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여가생활을 즐기는 이용자가 늘면서 인터넷방송 시청시간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대다수를 별풍선이 차지하는 사업 구조 때문에, 별풍선 선물이 활발할수록 아프리카TV도 호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별풍선 등 유료 선물 아이템 규제 소식에 아프리카TV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 17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인터넷개인방송플랫폼의 이용자 피해 등을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결제한도 설정 조치 ▷미성년자 보호 강화 ▷이용자 보호창구 운영 ▷불법 거래 방지(소위 ‘별풍선 깡’)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날 방통위의 제도화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아프리카TV 주가는 한때 -2.8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세계적으로 크리에이터(1인 방송 진행자 등) 후원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는 만큼 아프리카TV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부경제라는 기본틀에 대한 경쟁력은 재확인했다"며 "올해 매출은 20% 이상 성장하고 마진율도 올라갈 것으로 보여 전세계에서 가장 싼 인터넷 기업으로 추가적인 주가 레벨업이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