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아
‘공급 우위’ 속…지역별로는 혼조세 포착
전세 수급지수도 2년5개월여 만에 최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사자’보다 ‘팔자’ 우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대선 변수 등으로 매도·매수자 간 ‘눈치 보기’ 장세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세부 지역별로는 매매수급지수가 소폭 오르거나 더 내리는 등 혼조세도 포착됐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8로 2주 연속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첫 주부터 10주 연속으로 기준선(100) 아래서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분석 등을 통해 수요·공급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이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 0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에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으로, 매수자 우위 시장을 나타낸다.
최근 두 달간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더 많은 분위기가 어느 정도 굳어졌지만, 세부 지역별로는 매매수급지수가 하락세를 멈추거나 소폭 오르는 등 혼조세도 나타났다. 경기(91.6→91.7)가 소폭 오르고, 인천(97.4→97.2)이 더 내리는 등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서울(88.7)을 비롯한 수도권(91.4)은 하락세를 멈추고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주요 권역별로는 동북권(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 8개구)이 지난주 87.7에서 88.3으로 상승했다.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 90.8→90.7)과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 89.0→88.6),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88.1→87.4), 도심권(용산·종로·중구, 86.4→85.7) 등은 전주보다 더 내렸다.
지방에선 광주·강원(100.8), 전북(101.5) 등 아직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위에 있거나 대전(94.9), 울산(91.1), 세종(88.5) 등 전주보다 소폭 오른 지역도 일부 있었지만, 전체 수치는 95.9로 전주(96.0)보다 소폭 떨어졌다.
전세시장에서도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자보다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더 많은 흐름이 계속됐다.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지역별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91.7에서 이번 주 91.3으로 떨어졌다. 이는 2019년 9월 첫째 주(91.4) 이후 2년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방(99.3)은 전주와 같은 수준을 보였고 경기(92.9→94.3)를 비롯한 수도권(93.1→93.7)은 소폭 올랐다. 이에 따라 전국의 수치는 96.6으로 전주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은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조치와 대선을 앞둔 관망세 등으로 2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서울 역시 3주 연속 같은 폭(-0.01%)의 약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