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인이 임기 시작일인 10일 0시부터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0시를 넘기지 않고 청와대를 떠나기로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5월 9일 집무 후 청와대를 떠나 5월 10일 취임식에 참석하고, 양산 사저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0시 전에 청와대를 떠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이 밝힌 '집무 후'는 오후 6시가 될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 청와대 관저에서 9일 밤을 보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지난달 21일 문 대통령이 '안보공백'을 이유로 윤 당선인의 취임전 대통령집무실 용산이전을 '무리'라고 밝히며 제동을 걸자,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5월 10일 0시부로 윤 당선인은 청와대 완전개방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으로 대통령 집무실 용산이전에 대한 협조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달 6일에는 대통령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360억원이 의결됐다.

전례를 보면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 오후에 사저로 떠나 다음 날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지만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신임 대통령의 '배려'로 임기 다음날까지 청와대에서 머무른 뒤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청와대가 10일날 사저로 떠난다고 밝힌 만큼 문 대통령은 9일 밤은 청와대와 사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결국 윤 당선인 측이 문 대통령을 '쫓아낸' 모양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