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 0.20% 내려…역대 최대 낙폭
“주요 단지 위주로 매물가격 하향 조정 중”
전세시장서도 신규매물 찾는 수요 줄어들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이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값도 전주 기록한 최대 낙폭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도 역대 최대폭 떨어지면서 매매·전세시장의 동반 침체가 두드러지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0%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0.19%)보다 낙폭이 커진 것으로, 부동산원이 아파트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7일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
수도권(-0.25%)과 지방(-0.15%)이 나란히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국 아파트값 하락폭도 더 커졌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데다 경기 침체, 집값 하락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급급매’만 간신히 소화되는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값 0.19% 내려 18주 연속으로 하락했다. 서울의 낙폭은 2012년 12월 3일(-0.21%) 이후 9년 9개월여만에 가장 크다.
서울에서는 노원구(-0.33%)의 아파트값이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 도봉구(-0.32%), 서대문구(-0.28%), 종로구(0.26%), 중·성북·은평구(-0.25%), 송파구(-0.23%) 등의 순으로 많이 내렸다. 서초구(-0.05%), 강남구(-0.10%), 용산구(-0.13%) 등의 약세도 이어졌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우려도 더 커지고 있다”면서 “주요 단지 위주로 매물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인 하락 거래가 발생하면서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0.27%)와 인천(-0.31%)의 낙폭도 전주보다 더 커졌다.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하락 거래가 늘어난 수원 영통구(-0.57%), 양주(-0.47%), 광명(-0.43%), 오산·의왕(-0.41%) 등이 경기권의 하락을 주도했다. 인천은 연수구(-0.38%), 서구(-0.33%) 등 하락 거래가 늘어난 지역 위주의 내림세가 뚜렷했다.
전셋값도 약세를 지속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난 데다 갱신계약이나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신규 임차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의 분석이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21% 하락, 역시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서울(-0.18%), 경기(-0.32%), 인천(-0.33%), 지방(-0.15%) 아파트 전셋값이 일제히 전주보다 더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