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24차례 전쟁 시뮬레이션 결과 보고서
대만 지상군에 상륙 지연…美·日 함대에 격파
참가국 모두 막대한 전력 손실…대만 경제 파괴
“무역 의존 중국 경제 붕괴…개전 가능성 높지 않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이 조만간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실제 전쟁이 발발하면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지 못할 것이라는 워게임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전장이 되는 대만은 황폐화 되고 미국과 일본도 큰 전력 손실을 겪으면서 승자 없는 전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9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다음 전쟁의 첫번째 전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의 전쟁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CSIS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성공할지 여부와 그 대가가 얼마나 클지 살펴보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24번에 걸쳐 실행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은 없으며 중국과 미국, 대만, 일본 모두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전쟁 개시를 알리는 폭격으로 대만의 해군과 공군 전력의 대부분이 수시간 내에 파괴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만 육군이 중국군을 해안에서 저지하는 동안 미국의 해상전력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중국 함대를 빠르게 무력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이 주일미군의 기지를 공격하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미 해군은 2척의 항공모함과 10~20척의 대형 수상함을 잃을 것으로 추정됐다. 3주에 걸친 전투에서 3200명의 미군도 사망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20년 동안 잃은 전투원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일본은 100대 이상으 전투기와 26척의 전함을 잃을 가능성이 높고 일본 영토 내 미군 기지가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중국군 1만여명이 사망하고 155대의 전투기와 138척의 주요 함정을 잃을 것으로 추정했다.
가장 큰 손실은 역시 대만이 입는다. 대만군은 약 3500명의 사상자를 내고 해군 전력이 모두 괴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대만의 군대는 무너지지 않겠지만 심각하게 손실을 입을 것이고 전기와 기본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침공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대만 지상군의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권고했다. 또한 “서방이 직접 참전하지 않고 지원만 한 우크라이나 전략은 대만에게는 유효하지 않다”면서 “미국은 빠른 시간 안에 개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미군이 일본 내 기지를 이용하기 위해 일본과의 외교 및 군사 관계를 심화시킬 것을 권고했다. 한국과 호주의 지원은 광범위한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핵심 역할은 일본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CSIS는 이번 보고서가 중국의 대만 침공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댄 그레이지어 선임 국방 정책 연구원은 “이러한 군사작전은 중국 경제가 의존하는 무역을 방해할 것이고 이 경우 중국 경제가 단기간 내 붕괴 될 것”이라며 “중국은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