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당시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 중이던 20대 여성 배모씨는 지난 달 25일 오전 5시께 세상을 떠났다.
1일 MBC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 숨진 20대 피해자 배모 씨의 오빠는 “(피의자) 그 사람이 사고 내고 유튜브에 나가거나 TV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거 보고 일단 아무것도 저희는 합의할 생각도 없고 그런 거 받을 의향도 없다고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혐의를 부인하던 사건 피의자 신모(28) 씨는 재판이 시작되고 나서야 변호사를 통해 사과 편지를 보내고 싶다고 연락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배 씨의 오빠는 “동생이 25일에 돌아갔는데 24일에 생일이었다. 살 수 있는 게 원래 3개월 정도가 최대라고 했는데 한 달 동안 자기 생일까지 기다려줬다”며 조금이라도 버텨준 게 고맙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 씨는 지난 8월 2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배 씨를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등)로 지난 9월 구속기소됐다.
범행 전 신 씨는 시술을 빙자해 인근 성형외과에서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 차례 투여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차를 몬 것으로 조사됐다.
신 씨는 성형외과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러 갔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그가 병원 측과 약물 투약 관련 말을 맞추기 위해 현장을 떠났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신 씨는 “도주 의도를 갖고 현장을 벗어난 게 아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평소와 다름없던 퇴근길, 신 씨가 몬 차에 변을 당한 배 씨는 뇌사에 빠진 지 115일 만에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신씨의 혐의를 특가법상 도주치사 등으로 변경해 달라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