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 2.2%…다른 국가들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수준
국내 기업들 재택 근무 폐지 또는 축소가 오피스 임대차 시장에 영향 미쳐
오피스 시장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크게 줄어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오피스 임대차 시장이 나홀로 호황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오피스 임차 수요 증가로 공실률이 사상 최저 수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성장한 스타트 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사무실 축소 움직임이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5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내놨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서치팀장은 “서울 오피스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공실률이 증가한 해외 주요 도시들과 다르게 공실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그 근거를 제시했다.
지난 3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2%로, 2022년 3분기 이후 2%대의 낮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통상 회사들이 이사나 폐업 등을 하며 발생할 수 있는 자연공실률이 5%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의 공실률이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널리 활성화되며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19.4%까지 늘었고, 아시아 다른 국가들인 홍콩(17.7%), 중국(17%), 일본(5.1%) 역시 공실률이 고공행진 하고 있다.
국내 오피스 임대차 시장이 호황인 이유에 대해 정 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재택근무 폐지 또는 축소 경향을 근거로 꼽았다. 실제 한국의 주당 평균 재택근무 일수는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이 재택근무를 폐지하기로 했고,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카카오, 야놀자 등도 일부 재택근무로 전환한 바 있다.
정 팀장은 “영미 국가들은 집이 크다보니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춘 반면 우리나라는 1인당 주거 점유 면적이 좁아 집에서 일을 한다는게 어렵다”며 “특히 집에 아이라도 있는 경우 더 쉽지 않다”고 했다.
이 외에도 회사들이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신축 프라임급을 구하고자 하는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뒤따라 오지 않는다는 점도 공실률 저공행진의 사유로 꼽힌다.
국내 1인당 사무실 점유면적은 2010년 13.2㎡이던 것이 2020년에는 14.5㎡까지 늘었다. 또한 직원들의 업무환경을 위한 사무실 공용면적 비율 역시 2010년에는 16%이던 것이 23% 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공사비 상승추세가 이어지며 오피스 공급은 줄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오피스 신규 공급면적은 2022년까지 연평균 29만600㎡ 수준이 공급됐으나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예정된 신규 공급면적은 이전의 절반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오피스 임대료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A급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한 3.3㎡당 11만6302원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임대료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팀장은 “권역별로 살펴보면 CBD(도심권)와 GBD(강남권)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프라임급(연면적 3만평 이상) 오피스 빌딩을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임대료 상승세 역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오피스 임대차시장은 역대 호황을 맞고 있는 반면 오피스 투자 규모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10조원에 못미쳤던 서울 오피스 시장 투자규모는 2021년 15조8000억원, 지난해 14조 4000억원 규모로 늘었으나 올해는 3분기 까지 실적이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5% 감소했다.
그 이유로 정 팀장은 유동성은 축소되고 금리가 오르며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전달했다. 정 팀장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기대가격 차이가 줄어든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