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6%→올해 0.61%
급매 거래…권리관계 따져야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주택 매수자가 스스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일명 ‘셀프 등기’가 쪼그라들고있다. 통상 근저당권 설정이 필요하고 세금,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에 법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빌려 소유권이전 등기를 신청하는데, 올해 부동산 시장이 급매물 위주로 소진되면서 당사자가 직접 등기를 치는 경우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거래 절벽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셀프 등기 건수와 비중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월까지 접수된 소유권이전등기 중 당사자가 직접 등기를 신청한 건수는 3만6350건으로 전년 동기(9만3054건)와 비교했을 때 약 1/3토막이 났다. 전체 소유권이전등기 중 셀프등기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감소했다. 2020년 0.49%에 불과했던 셀프 등기는 집값 상승과 함께 2021년 0.64%, 지난해 1.76%까지 올랐으나 올해는 11월 기준 0.64%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법무사가 신청한 소유권이전등기 비중은 지난해 76%에서 올해 78%까지 올랐고, 변호사가 신청한 소유권이전등기 비중은 지난 3년간 15%대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17.7%로 뛰었다.
셀프 등기가 줄어든 이유로는 올해 부동산 시장이 급매 거래 위주로 손바뀜되며 권리관계가 복잡한 매물이 다수 등장했고, 이에 따라 법무사 등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유권이전등기의 경우 직접 등기를 신청하는 게 어렵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권리관계나 세금이 복잡한 경우나 주택담보대출을 동시에 받아 매수와 함께 근저당권 설정이 되는 경우에는 당사자 직접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한 법무사는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가 간단한 편이지만 등기의무자(매도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어떤 매도인은 유치권 행사 중인 주택을 공인중개사와 결탁해 매도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처럼 숨겨진 권리관계가 있으면 등기권리자(매수인)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공인중개사는 “수수료 부담 느끼시는 분들은 혼자도 등기를 치시지만 급매나 경매로 나오는 경우에는 매물에 다른 권리가 있을 때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셀프등기로 처리하기가 힘들수도 있어 은행이나 공인중개사 등에서 소개해주는 법무사가 대리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를 급매로 거래한 이모씨 역시 “법무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적지 않아서 ‘셀프등기’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매수한 집에 이미 세입자가 있기도 해서 비용이 들더라도 법무사에게 요청했다”고 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셀프등기’ 신청을 독려하는 중이다. 세종시는 시 홈페이지에 ‘부동산 스스로 등기’ 코너를 만들어 올 하반기부터 시행 중이다. 취득세 납부와 셀프 등기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서초구와 노원구 역시 셀프등기를 안내하는 책자를 배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