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민방위기본법 개정안 오늘 중 발의…국가 책무”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박찬대 “한반도 긴장 높여”
원구성 협상, 與 “여야 합의로”…野 “국회법에 따라”
[헤럴드경제=이승환·안대용·박상현 기자] 국민의힘이 북한의 오물 살포로 인한 차량 파손 등 국민 재산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민방위기본법을 개정해 피해복구를 위한 정책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오물 살포에 대한 정부의 대응조치인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겨냥해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나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과 같은 도발로 인해 차량 파손 등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현재 별도 보상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피해보상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민방위기본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가급적 오늘 중으로 (민방위기본법 개정안)발의가 준비되면 발의할 예정”이라며 “북한 도발에 의해서 국민들이 재산 피해를 보는데 누군가는 그 피해에 대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안건’에 대해 ‘불가피한 대응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는)지난 일주일 사이 자행된 북한 오물 풍선 살포와 GPS 교란 공격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조치로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는 북한의 합의 위반 역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북한의 수천 번에 걸친 위반에 대해선 생색용 비판에 그치고 정부의 몇차례 단호한 대처에 대해서는 적대국 대하듯 비난을 퍼붓고 있다”며 “국민 안전에 위협이 오면 즉시 대응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에 대해 ‘무능한 대북정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한반도의 긴장을 높여 정권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나쁜 대책”이라며 “오물 풍선을 보낸 북한의 행태도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정말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북한의 파기 선언으로 이미 무력화된 군사합의 효력정지가 어떤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고, 우리 스스로 군사합의를 파기해 얻는 실익이 무엇인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년 안보는 안 보인다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한 대북정책으로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며 “지금은 긴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긴장을 완화할 남북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를 지킬 유연한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법 준수’를 촉구했다.
그는 “국회법이 정한 원구성 마감 시한이 다가오는데 국민의힘은 관례 운운하면서 아직까지도 협상을 지연하고 회피하고 있다”며 “이제 대화할 시간도, 타협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법이 관례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원구성 관련 국회법 시한은) 훈시적 조항이고 강행규정도 아니기 때문에 가급적 여야가 합의를 위한 대화를 통해서 원구성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며 “역대 어느 국회도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임위 원구성을 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