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9일(현지시간) 6.35% 하락

지난 14일 이후 처음 120달러 아래로

MS에 밀리며 시총 3위로

외국인 국내 반도체주 순매도세

엔비디아 6%대 하락…국내 반도체株 오늘도 하락각? [투자360]
[로이터, AFP]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날인 29일(현지시간) 6%대 하락 마감했다. 호실적에도 불구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주는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세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38% 내린 117.59달러(15만67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이후 처음 1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시가총액(2조8920억 달러)도 3조 달러 밑으로 내려가며 마이크로소프트(MS·3조700억 달러)에 시총 2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이날 하루에만 시총 1980억 달러(264조원)이 증발했다.

이날 주가 하락은 전날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시장의 더 높은 기대 심리를 충족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엔비디아가 발표한 지난 2분기 매출(300억4000만 달러)과 주당 순이익(0.68달러)은 모두 월가 예상치를 넘었다. 3분기 예상 매출(325억 달러)도 월가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매출 폭이 이전 실적보다 줄어들고 3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주가는 장 초반에는 전날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7%까지 급락했던 것에 비해 3% 하락하며 낙폭을 크게 줄이는 듯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함을 나타내는 경제 지표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장 후반 강한 매도세에 시장 전반적으로 힘을 받지 못하면서 엔비디아의 낙폭도 더 커졌다.

시가총액 1위 애플(1.46%)과 MS(0.61%), 알파벳(-0.67%), 아마존(0.77%), 메타(0.28%), 테슬라(0.26%) 등 '매그니피센트 7'의 다른 빅테크주들도 장 초반보다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급락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0.60% 내렸다.

데트릭 카슨 전략가는 엔비디아가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카슨은 "엔비디아의 EPS와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미래 가이던스도 상향됐지만 주가를 끌어올릴 정도로 강력하진 않았다"면서 "시장 분위기를 바꿀만한 어닝 서프라이즈는 아니었고 결국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과정에서 투자심리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또 AI 버블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와 평가 잣대가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훌륭한 회사는 맞지만 허들이 너무 높았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3.63포인트(0.59%) 오른 41,335.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2포인트(0.0%) 내린 5,591.96,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9.60포인트(0.23%) 밀린 17,516.43에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의 주가 향방에 시장 전체 투심도 휘둘리는 양상이었다.

국내 반도체주도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도세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29일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1조34억원), 2위는 삼성전자(9508억원)다. 합산 순매도액은 1조9542억원에 이른다. 전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엔비디아와 연관성이 높은 SK하이닉스(-5.35%), 한미반도체(-9.45%), 디아이(-8.83%)의 주가가 급락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도 3.14%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김석환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뚜껑을 연 엔비디아 실적은 '서프라이즈'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쇼크' 수준이었다”며 “이는 최근 지지부진했던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압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6%대 하락…국내 반도체株 오늘도 하락각?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