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맞은 일왕 “전쟁중 일본인 희생 참담”…피해국 사과는 전무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잇단 과거사 망언으로 2차 대전 피해 당사자인 아시아 국가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로 팔순을 맞은 아키히토(明仁ㆍ사진 왼쪽) 일왕이 “생애 가장 인상적인 일이 전쟁”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사전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거론하면서도 아시아 피해국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일절 하지 않은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초등학교 학생 시절 겪은 전쟁을 꼽았다.

아키히토 일왕은 “전쟁에 의한 일본인 희생자는 약 31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다양한 꿈을 갖고 살던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 참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전쟁 피해국 네티즌들은 “자국 젊은이들의 희생이 참담하다면서 정작 피해 국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나 반성도 않고, 외면하는 일본의 혼내(本音ㆍ본심)가 여과없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쇼와(昭和·히로히토) 일왕의 장남으로 1933년 태어났다. 11세에 일본의 패전을 눈으로 지켜본 뒤 전후 부흥기에 청춘시절을 보냈다. 25세 때인 1959년 미치코(美智子) 왕비와 결혼해 세 자녀를 낳았고, 1989년 쇼와 일왕이 사망한 뒤 즉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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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요미우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