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위기 불감증에 빠져 위기인줄 모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물러난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털어놨다. 금감원장에서 퇴임한 후 8개월 만에 출간한 자신의 책 ‘성공하는 경제’에서다.

이 책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60가지 현안과 과제를 정리하고, 성공하는 경제를 위한 10가지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33년간 공직에 몸 담아온 관료 출신답게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정책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권 전 원장은 책머리에서 “선진국 문턱에 선 한국 경제에 과거에 보지 못했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장기 침체기에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인구 구조 변화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한 정부와 주택건설업체의 판단 미숙”이라면서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은 취약계층인 월세가구에 맞춰져야 하는데 현실은 전세에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권 전 원장은 복지 논란에 대해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면서 “무상복지라는 달콤한 이름으로 국민에게 무임승차 의식을 조장하거나 허황한 환상을 심어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정치권과 지방정부의 협조도 당부했다. 권 전 원장은 “중앙정부의 경제정책이 구현되려면 지방정부와 국회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정부의 역학관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한국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제ㆍ예산 등 재정 개혁과 지방정부의 혁신, 국회의 전문성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날로 비대해지는 국회의 권한에 비해 입법 활동을 주도하는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전문성은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실패의 책임 소재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조 경제에 대해서도 “창조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복지와 성장, 재정건전성 등 세마리 토끼를 잡아야 된다”면서 “튼튼한 사회안전망으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실패해도 먹고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 전 원장은 현직 시절 국내 금융권에 ‘금융소비자보호’ 개념을 보급하고, 금감원에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신설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사태에 대해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과 투자자 책임 원칙, 불완전판매 등이 연관된 복합적인 문제”라면서 “균형있는 시각에서 해결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책은 오는 15일부터 시중에 판매된다.


Google News Icon
Google News 에서 헤럴드경제 팔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