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부드러운 능선 너머로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을 맞으러 시골 사람들이 모처럼 산책에 나섰다. 개와 함께 오솔길을 걷는 남자의 표정이 따뜻해 보인다. 이 맑고 차분한 풍경화는 ‘귀농 화가’ 임동식(68)의 그림이다. 타이틀도 재미있다. ‘친구 정군이 권유한 바람 쐬는 날2’이다.
임동식은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뒤 독일 함부르크로 유학을 떠나 한동안 설치미술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고향이 간절하게 그리워져 20년 전 공주의 원골마을로 들어왔다. 농사를 지으며 살려했는데 주위 권유로 다시 붓을 잡았다. 자연 속에 스며들 듯 살았더니 마른 등걸에서 하나둘 싹이 트듯 저절로 맑은 그림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는 붓에 유화물감을 찍어 수채화처럼 말간 그림을 그린다. 간간이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그가 관심을 두는 건 역시 대 자연이다.
임동식의 작품은 오는 30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리는 ‘임동식-사유의 경치Ⅱ’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친구가 권유한...’ 시리즈 등 다양한 풍경화 20여점이 나왔다. 캔버스에 섬세하게 찍어나간 물감 입자에서 자연을 향한 작가의 경외심이,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성찰이 느껴진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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