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속 한 장면을 뚝 떼어놓은 듯한 이 그림은 미국의 팝아티스트 존 웨슬리(85)의 회화다. 연인들의 섹스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 속 남녀는 그런데 에로틱하기보다는 웬지 초현실적이다.
웨슬리의 작품은 만화의 캐릭터를 차용한 것 같은 표현과 이미지의 끝없는 반복이 앤디 워홀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그는 좀더 풍자적이고 암시적이다.
성적 소재를 미니멀하게 소화한 그의 그림들은 더없이 깔끔하면서도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동시에 현대인의 무의식적 욕망을 기저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웨슬리는 하위문화로 취급됐던 만화의 단순한 선과 표현 기법을 가장 미국적인 회화로 끌어올리며 미술계에서 워홀 못지않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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