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빛으로 곱게 채색한 바탕 위에, 탐스런 국화꽃이 색색으로 활짝 피었다. 국화꽃 아래로는 단단한 바윗덩이가 자리잡았고, 나비들이 꽃송이 위로 날아든다. 검은 고양이는 눈을 초롱이며 마치 연극의 주인공인 양 전면에서 당당히 포즈를 취했다. 이 화사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은 전통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서공임의 작품이다. 서공임은 길상과 장수를 상징하는 소재인 국화, 호랑나비, 돌 등을 배치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옛 전통민화 ‘수거모질’을 오늘의 시점에서 새롭게 변용시켰다. 전통민화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오늘의 시점에서 세련되게 패러디한 그의 그림은 ‘21세기 새 버전의 민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영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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