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일론 머스크를 ‘새로운 스타’라고 소개하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 ‘슈퍼 천재’라는 표현까지 하며 극찬했다. 일론이 운영하는 스타링크 시스템이 허리케인 피해 지역에 도움을 준 것을 들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언급했고, 스페이스X의 로켓회수기술을 칭찬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천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트럼프 정부에서 일론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일론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트럼프를 비판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악수를 하려고 6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 적도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던 일론이 왜 입장을 바꿔 트럼트를 열정적으로 지지하게 되었을까? 일론뿐만 아니라 과거 민주당을 지지하던 넷스케이프(Netscape) 브라우저의 공동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인 마크 안드레센과 벤 호로위츠, 윙클보스 형제 등 거물급 벤처 투자자들과 테크업계리더들이 이번 선거에선 트럼프를 지지했다. 테크업계리더들의 정치적 견해를 연구해 온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닐 말호트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테크업계리더들은 동성 결혼과 낙태, 심지어 세금과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민주당에 더 많이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에 대해서는 공화당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태생적으로 민주당 지지가 많던 테크업계리더들이 이번 대선에서 상당수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는 규제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일론은 자율주행 전기차 기업 테슬라,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 규제에 민감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가 도입하려고 하는 로보택시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AI에 기반한 자율주행으로 손님들을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교통수단의 혁명을 이루려는 야심찬 목표가 있다. 로보택시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대 자체가 없다. 이제까지 사람이 운전하는 것을 전제로 갖추어진 규제의 측면에서 보면 운전대도 없는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발전을 생각하지 않고 종전의 규제만 고집한다면 혁신기업은 탄생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혁신적인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여 세상과 인류에게 발전을 선물하고 싶은 테크업계리더들이 지속되던 민주당 지지를 접고 규제철폐를 외치는 트럼프에게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일론은 트럼프에 의해 정부효율부서(DOGE)의 수장으로 임명되어 기존 연방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와 낭비성 지출을 줄이며, 연방 기관들을 구조조정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일론의 이러한 역할은 트럼프 행정부의 효율성 증대와 규제 개혁 노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대표기업 삼성전자 주가하락으로 개미투자자들과 온 국민이 근심에 잠 못 이루고, 코스피, 코스닥에서는 혁신기업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규제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혁신기업의 탄생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지 시급히 점검할 때다.
이인석 법무법인 YK 대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