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한자릿수 증가폭, 둔화세 지속…주력 품목 15개 중 5개만 증가

컨테이너 쌓인 부산항 신선대부두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지난달 우리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보다 1.4% 증가하면서 14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은 125억달러로 역대 11월 중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자동차는 14%가량 급감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우리 수출의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이다.

문제는 우리 수출의 증가폭이 최근들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관세전쟁을 선포한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2기 행정부로 인한 우리 수출 전선에는 암운이 가득하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띠르면 11월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56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증가했다.

우리 수출은 작년 10월 증가율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된 뒤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은 우리 수출에 불안감을 고조하고 있다. 특히 월 수출 증가율이 지난 7월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이후 8월 11.0%, 9월 7.5%, 10월 4.6% 등으로 한 자릿수로 낮아지고 지난달 주력품목 15개 중 5개만 증가하는 등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달 수출 증가세도 반도체가 이끌었다. 11월 반도체 수출액은 125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4개월 연속 월별 최대실적 경신과 1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지속했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56억달러로 작년보다 13.6% 감소했다.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의 파업과 임금 및 단체협상 지연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로의 부품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또 지난달 마지막 주 기상악화 영향으로 수출 차량 선적 지연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11월 대(對)중국 수출은 113억달러로 작년 11월보다 0.6% 감소했고, 대미(對美) 수출은 104억달러로 5.1% 줄었다.

지난달 수입액은 507억4000만달러로 작년과 비교해 2.4% 감소했다. 이로써 11월 무역수지는 56억1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6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월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파업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 기상악화로 인한 수출 물류 차질 등 우리 수출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그럼에도, 반도체・선박 등 주력 품목 호조세에 힘입어 14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18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만큼, 연말까지 단 1달러라도 더 수출하여 경제에 활력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을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